국민의 정부 출범 4년을 보낸 오늘 우리 경제는 1997년 외환 위기를 겪은 이후 계속되어온 위기에는 불안이 따르고 이를 극복하는 데는 당연히 고통이 따른다.하지만 우리 경제계가 철저한 반성과 결연한 의지를 갖는다면, 이제부터라도 한국경제는 새로운 웅비, 희망찬 도약의 기회를 다시 갖게 될 것이다.
전세계에서 인터넷이 지식과 정보의 코스트를 급격히 낮추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기업과 산업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이러한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려는 민간 경제계의 강력한 의지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변화에 가장 앞서가는 우리 기업의 주주, 경영인, 근로자 한사람 한사람이 자라나는 세대와 국민에 모범을 보이고 감독자가 되며 격려자가 되어 사회에 믿음을 주어야 한다.특히 경제계의 기둥이며 뿌리인 국영 기업과 대기업이 앞장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국가경쟁력의 뿌리인 기업의 최고 경영자부터 철저한 자기쇄신과 경쟁력 혁신으로 변화해야겠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야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첫째, 풍요로운 한국을 자유시장으로 만든다. 대한민국이 21세기 초에 세계 일등국가가 되려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라는 기본 틀을 확고히 해야 한다.이러한 기초 위에 국민의 자유와 정부의 권한을 현명하게 조화시키면서, 우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 데 기본목표를 두어야 한다.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조직이나 개입하는 영역은 줄이면서, 게임의 규칙이 분명한 법에 의한 지배가 이루어져야 한다.법의 테두리 안에서 투명하고 공평한 절차에 의한 분쟁조정이 이루어져, 합의에 의한 자유선택과 시장기구에 의한 자유교환이 가능해야 한다.
둘째, 작은 정부의 효율, 시장의 힘으로 이룬다.정부가 지시와 통제를 통해 이루어온 일들이 시장에서의 선택과 교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국가목표가 달성될 때 국민부담은 줄고 기업의 투자능력이 커져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된 번영의 길을 이룩할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하고 자기가 책임지는 경제원칙이 저절로 일등국가를 만들고 유지시킨다.국민이 편하고 기업 활동이 자유로울 때 대한민국이 염원하는 선진국 진입의 꿈은 우리의 계획보다도 더 빨리, 우리의 노력보다도 더 적은 비용으로 쉽게 이룰 수 있다.
셋째, 작고 열린 나라의 국가경영전략을 한국이 먼저 배운다.작고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한 정부를 가진 싱가포르, 고등교육까지도 국가가 부담해 인적자원이 풍부한 핀란드, 엄격한 기업윤리로 노사화합을 이룬 네덜란드,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집중 투자로 고부가가치 산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스위스, 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회계와 금융교육을 실시해 유럽연합의 금융산업 중심국가로 특화한 룩셈부르크, 디지털 인프라에 집중 투자해 영어권의 비즈니스 콜센터를 구축한 아일랜드, 이 모든 나라들은 작고 열린 나라들의 단순하고 빠른 장점을 살려 성공했다.특화될 때까지 집중해서 강점을 활용하는 국가경영전략으로 높은 소득 수준과 강한 국가경쟁력을 확보한 글로벌리제이션의 승자들이다.
작고 열린 나라 전략 배우자
넷째, 돈 안 드는 정치는 자격 있는 정치후보가 만든다. 대통령 중심제든 내각 책임제든, 정치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에 의해 후보자가 선정되고, 국민은 주어진 후보자 가운데서밖에 선택할 수 없다면, 후보자가 선출되는 정치 과정은 돈과 이권, 이면계약과 파벌, 지역분할과 합종연횡의 정치 드라마로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가져온다.
작은 정치, 엄격한 자격제한, 공개적인 정치과정은 국민이 원하는 지도자를 국민이 편한 방식으로 선택해 국민의 부담과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을 줄인다.
2002년을 한국이 동북아의 중심으로 문명의 축을 옮겨와 세계에 평화를 심고 번영의 뿌리를 내리는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는 첫 해로 만들자.한반도가 동북아시아 경제의 중심이 되고, 대한민국이 기업하기 신나고 국민이 살기 편한 풍요로운 일등국가가 되는 새 천년을 가꾸자.
/정진호 인간개발연구원 원장·경제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