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않는 CEO 도태된다”
28년간 지속, 올해 1,276회째 진행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은 우리나라 조찬세미나의 ‘원조’로 불리고 있다. 오늘날 각 단체에서 너나없이 실시하고 있는 조찬세미나의 근간이 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75년 2월 사단법인으로 출발한 인간개발연구원은 조찬세미나인 ‘경영자연구회’를 시작한 이래 28년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지금까지 1,276회째를 이어오고 있다. 초기 월례 조찬으로 시작했으나 79년부터 매주 실시하고 있는 조찬 문화의 ‘산실’이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이어 온 인간개발연구원의 의지와 철저함은 회원은 물론 연구원에 대한 각계 각층의 신뢰와 명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초빙 강사의 명성도 수많은 세미나 중에서 단연 최고다. 이젠 ‘인간개발연구원의 강사로 초청되지 않으면 유명인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상도 높아졌다.
이같은 배경에는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오직 인간 개발에만 몰두해 온 장만기 회장(65)의 집념과 사명감에서 비롯됐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전세계 1백30여개 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동포 지도자들을 연계해 ‘글로벌 코리안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인적자원 개발이라는 뜻깊은 일에 반평생을 바치며 오늘도 ‘청년의 꿈’을 갖고 살아가는 장 회장을 만나 CEO의 조찬문화와 인재개발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 오늘날 보편화된 조찬세미나의 ‘원조’는 인간개발연구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 지난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정책의 부작용이 70년대부터 우리 사회에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노사간의 대립과 갈등이죠. 경제성장과 함께 대두될 ‘인간 소외’현상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자 75년 연구원을 창설했습니다.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모체가 되어 개혁운동을 펼쳐나가고자 학계 인사들과 기업인들이 모여 1975년 2월5일 조선호텔에서 최초 모임을 가졌습니다. 당시 월례조찬으로 시작해 80년부터 주간으로 실시해 온 것이 어느덧 1,276회째를 맞게 됐습니다.
– 당시로서 조찬세미나에 인식은 매우 낮았습니다. 조찬으로 추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당시 조찬 모임은 힘들 거라는 내부적인 이견도 많았지만, 바쁜 일정속에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에게는 대학 진학이나 유학보다는 조찬 모임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약 28년 동안 진행해오면서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후 각 단체나 기업을 중심으로 조찬 세미나가 확산되는 데 일조함은 물론 기업의 발전방향과 문화를 제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 인간개발연구원의 비전과 교육이념은 무엇입니까.
▲ 인류번영의 원동력은 역시 ‘인간’입니다. 지속적인 인간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인류의 번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간 세대간 가치관을 조화시키고 융합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는 물론 국제관계의 발전과 세계 평화 연구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 오늘날 지식인들은 유리나라 교육철학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교육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입니까.
▲ 무엇보다도 개성과 창의성을 중시해야 합니다. 과거의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획일적인 교육은 이제 버려야 한다.
한 개인의 진정한 변화는 내부적인 동기가 충분해야 하며 그런 사람만이 궁극적으로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 지속적인 재교육을 원하는 CEO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 지도자는 특정분야의 지식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특히 경제계를 비롯해 각계 각층의 리더십 부재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본과 노동력이 근본이었으나,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는 지식과 정보가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 오늘날 기업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입니다. 교육 측면에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은 무엇입니까.
▲ 기업은 사람입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죠. 첨단기술보다 그 기술을 운용하는 인간 시스템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고성장을 구가했지만 인간자원의 고도화를 위한 교육투자는 소홀히 해 왔습니다. 대중요법에 치중하기보다 사람에 대한 교육, 즉 원인치료에 앞장서야 합니다.
– 90년부터 폴J.마이어가 창설한 LMI사와 제휴, 한국LMI(주)를 설립하고 그의 리더십을 국내에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폴 마이어는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믿고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입증해 온 사람입니다. 인간에 대한 그의 통찰력에 감명을 받고 그의 사상과 리더십을 보급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지난 74년 인간개발연구원을 시작하게 된 구체적인 동기도 바로 그것입니다. 90년대 들어 LMI 교육을 시작하며 개인은 물론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퍼스널 리더십’ 양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회장님이 보는 ‘21세기형 인재’는 어떤 형입니까.
▲ 차세대의 핵심산업은 IT, BT, NT등으로 첨단산업으로 귀결됩니다. 이런 첨단산업은 세계 경제의 변화와 방향을 읽을 수 있는 글로벌마인드를 지닌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타인에 대한 의존을 버리고 독립심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이는 자녀가 부모에게, 직원이 회사에, 국민이 정부에 의존하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연구원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 현재 진행하고 있는 CEO 조찬세미나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사업 등을 꾸준히 해 나감은 물론 폴 마이어의 LMI 교육을 통해 ‘퍼스널 리더십’교육을 활성화할 것입니다. 지식인 이전에 인간다운 사람이 돼야함은 시대적인 사명입니다. 앞으로도 인간의 본질과 개성을 되찾아주는 교육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나아가 스위스의 ‘다보스 포럼’과 같은 세계적인 포럼을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고자 합니다.
최영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