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경제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입니다.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잠재력을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 어느덧 30년이나 흘렀습니다.”
‘조찬강연회’라는 명칭이 낯설던 1975년 한국에 본격적인 조찬강연 문화를 뿌리내리게 한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이 5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Better People Make Better World)는 신념으로 이 모임을 이끌어 온 사람은 장만기(張萬基·68)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매주 목요일 오전 7시 각계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자유롭게 토론을 나누는 이 조찬강연은 30년간 한 주일도 빠짐없이 진행돼 지난 3일로 1388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명사들이 강사로 나섰다. 1980년 제90회 강연에서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유가 파동과 기업전략’을 강의한 조순(趙淳) 전 부총리는 모임에 반해 현재 연구원의 명예회장까지 맡게 됐다. 변형윤(邊衡尹) 서울대 명예교수, 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 등으로부터 여행가 한비야씨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강단에 섰고, 그래서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에 초대되지 못하면 유명인사가 아니다’라는 우스개도 생길 정도이다.
연구원 운영이나 조찬강연에서 철저히 지키는 3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정치성’ ‘종교 편향’ ‘이익추구’를 철저하게 배제한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연구원이 순수 민간 비영리법인으로 주위의 오해없이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원칙을 잘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이제 전국 60여개 지자체와 함께 지역주민 및 공무원을 위한 지방자치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는 인간개발연구원은 30주년을 맞아 이 ‘사람을 기르는’ 일을 외국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700만 해외동포들에게 뿌리의식을 심어주고, 상호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글로벌 코리언스 네트워크’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연구원은 30년 동안의 강연 내용을 모아 필요로 하는 해외 동포들에게 인터넷이나 책자로 보급할 계획이다. 장 회장은 “우리는 해외동포의 자기 계발이 조국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