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까지 살 수 있는 방법 있다”
[새벽을 여는 강연 44] 김상문 동아출판사 창업주
“오래 살면 뭐해요. 100살까지만 살면 되지.”
학창 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었던 동아전과·완전정복 시리즈 신화 창조의 주인공 김상문 동아출판사 창업주(91). ‘출판 황제’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그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농담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건강 황제’를 꿈꾸는 그의 농담 속에는 진담의 뼈가 들어 있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도 49세에 사망했다. 활력 있게 살기 위해 18세 처녀의 피를 정기적으로 보충했다는 장개석도 영생하지 못했다. 일본 암센터 소장이 암(癌)으로 죽었다는 것은 또 무엇을 말해 주는가. 그것은 생로병사의 천리를 사람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이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인생 행로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동시에 시사해준다.”
“100살만 살면 되지뭐”
1915년생인 김상문 회장이 미수(米壽, 88세)의 고개를 넘어 아흔이 되던 작년 봄에 <100살 자신 있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단행본을 출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건강과 장수의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45세가 되던 해에 갑자가 찾아온 비만을 등산과 속보(速步)로 간신히 이겨내며 건강의 중요성을 자각하기 시작했던 나에게는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있었다. 우선 외조부가 암으로 작고하셨고, 어머니와 형님도 각각 위암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시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봤던 터였다. 우리 집안의 건강 내력이 암가계(癌家系)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먼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끝에 단식 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57세가 되던 해 김 회장은 작심하고 서울 정릉에 있는 한 단식 도장을 찾아가 20일 동안의 단식에 들어갔다. 말이 쉽지 생수만 마시고 20일을 굶는다는 것은 고행이었다. 그러나 단식을 통해 장에 끼어 있던 노폐물을 말끔히 씻어내는 순간 강인한 의지력이 샘솟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체중도 5kg이나 줄일 수 있었다. 유해한 숙변이 체내에서 완전히 빠져나가자 머리가 맑아지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졌으며, 비로소 암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식생활로 몸을 망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관리도 필요하다. 나는 매일 냉수마찰(겨울에는 온수마찰)을 하고 있으며, 밤에는 20분 동안 반신욕도 즐긴다. 자동차나 전철 안에서는 습관적으로 항문수축운동을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각종 취미 생활도 개발해 즐겨야 한다. 오늘 새벽에도 강연이 있었지만 박주영 선수가 활약한 한일 청소년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왔다.”
건강, 채식․단식에서
김 회장은 “무병장수는 건전한 식생활, 즉 의식동원(醫食同源, 밥이 보약이라는 뜻)의 철학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건강 철학이 단식(斷食)의 실천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김 회장이 자신에 대한 생체실험(?)을 통해 일상 속에서 체득했다는 ‘건강수칙 10조목’이다. 참고로 그는 3년 전 서울대 의과대학에 해부용으로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기로 서약했다.
(1)채소와 과일, 현미와 콩 위주의 식생활 습관을 갖는다. 육식은 줄이고 생선은 즐긴다.
(2)패스트푸드는 성장기의 자식을 콩나물 같은 허약 체질로 만들기 때문에 멀리하는 것이 좋다.
(3)모름지기 4쾌가 조화를 이뤄야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4쾌란 쾌식(快食), 쾌변(快便), 쾌면(快眠), 쾌성(快性)을 말한다.
(4)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취미 생활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즐겁게 사는 방법을 찾아라.
(5)흡연과 과음은 수명을 단축시킨다. 흡연은 자기 몸을 망치고, 나아가 가족까지 병들게 한다.
(6)되도록 많이 걸어라. 5층 정도 높이는 엘리베이터를 타지말고 계단으로 올라가라.
(7)일주일에 한 번 이상 등산을 하면 기초 체력이 강인해진다.
(8)우유보다 두유가 건강에 좋다.
(9)너무 돈, 돈 하지말고 항상 젊은 기분을 유지하며 희망을 갖고 살아야 장수한다.
(10)단식과 요로법은 암 등 성인병 예방의 해결사 노릇을 할 수 있다.
한편 앞으로 2월 한 달 동안 진행될 조찬강연의 일정과 주제와 강사는 각각 다음과 같다(전화문의 02-2203-3500).
△2월 3일: 한·중·일 경제인들은 아시아시대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오다케 요시키 아메리칸패밀리생명보험 창업자·최고고문)
△2월 17일: 총체적 위기극복의 국가경영과 리더십(이수성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전 국무총리)
△2월 24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접목으로 보여준 경영혁신과 인재경영(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