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황해서 솟아오르는 용의 여의주
[조찬강연114] 피에트로 도란 캐피털파트너스 회장
“네덜란드가 유럽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은 동북아의 허브가 돼야 비상할 수 있다. 동북아 허브의 성공 여부는 세계 최대의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과 세계 최대의 R&D센터이자 자본시장인 일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데, 이를 위해선 ‘Sea, Land, Sun(바다, 땅, 하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박영신 보나미텍스그룹 회장)
“동북아 시대의 생존전략은 무엇인가? 나는 약 10년 전 한 국제 세미나 자리에서 ‘좌청룡 우백호 매니저론‘을 주창한 적이 있다. 여기서 좌청룡과 우백호는 각각 일본과 중국을 가리킨다. 그 ‘명당‘(明堂)의 심장부에 위치한 한국은 동북아를 경영하는 ‘매니저‘(manager)이자 ‘이노베이터‘(innovator)가 돼야 한다.”(이종현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 교수)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한중일 3국은 서로 맞물려 있다. 한국은 일본에 약하고 중국에 강하다. 일본은 중국에 약하고 한국에 강하다. 중국은 한국에 약하고 일본에 강하다. 가위 바위 보의 관계다. 결국 동북아 3국은 서로 상생하고 연대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은 그 속에서 균형자 역할을 찾아야 한다.”(조세형 전 주일대사)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동북아 허브론, 좌청룡 우백호 매니저론, 가위 바위 보 이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에서 인상깊게 들었던 동북아 담론들의 면면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푸른 눈을 가진 한 서양인이 ‘아시아 황룡론‘을 제창하고 나섰다. 그 주인공은 피에트로 도란 도란캐피털파트너스 회장. 그에게 황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간직한 약속의 공간이다.
“지금 한 바다에서 용이 솟아오르고 있다. 이 용은 어느 바다에 있는가? 신화로 가득한 지중해에도, 관능적이고 이국적인 남중국해에도, 페르시아의 전설을 지닌 카스피해에도, 과학과 종교 이야기를 끝없이 들려주는 아라비아해에도 이 용은 없다. 그 바다는 바로 살육의 전쟁과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충돌 때문에 거의 60년 동안 세계인의 기억과 관심으로부터 잊혀져 있었던 황해이다. 그리고 이 전설적인 바다에 속한 육지들은 이미 정치 변화의 끊임없는 조수들 속에 갇혀 있다. 아니 나아가 그 변화는 그동안 상상하기조차 불가능했던 이 지역의 평화, 번영, 안정을 위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황해 주변에는 백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60여 개의 거대 도시들이 진주 목걸이처럼 걸려 있다. 물론 그것은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각각 두 번째(일본), 네 번째(중국), 열한 번째(한국)로 큰 나라들이 빚어낸 영광의 도시들이다. 특히 도란은 한반도에서 용의 머리를 봤으며, 그리고 개성에서 여의주의 진면목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북한은 황해경제권에서 미지의 블랙홀에 해당된다. 황해경제권의 유혹에 항복한 전 세계의 투자자들도 한반도 북쪽의 여전히 알 수 없는 불길한 블랙홀 앞에서는 큰 투자를 결심하기 전에 잠시 망설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변의 변화하는 정치적 역학과 경제적 역학이 북한으로 흘러 넘치면서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마저 부인할 수는 없다. 사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중국과 한국이 전 세계에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이리라. 그리하여 그들은 ‘불가항력적이지만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인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황해경제권의 경제적 동력과 정치적 동력에게 그 임무를 맡겨야 한다‘고 외친다.”
용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이 모든 것의 관계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이 도란 회장의 주장이다. 예컨대 머리가 병들면 몸이 고통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의 용이 솟아오르는 황해에서 한국, 중국, 일본은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한국은 통일이라는 오랜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황해의 안정을 원한다. 중국 역시 전 세계에서 정치적 동력과 경제적 동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황해의 안정을 강렬히 원한다. 일본 또한 자국의 산업을 양성할 막대한 시장 확장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황해의 안정과 평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그 세 가지 희원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을 계속하는 아시아 전역의 사람들에게는 기회와 도전의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앞으로 7월 한 달 동안 진행될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의 일정, 주제, 강사는 각각 다음과 같다.
△7월 6일: 주식회사 장성군의 혁신 이야기(김흥식 전 전남 장성군 군수)
△7월 13일: 한중 경제협력과 동반성장 방안(서건일 중국 길림시 시장)
△7월 20일: 기업경쟁력 향상을 위한 교육정책 과제(김진표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7월 27일: 헌법의 정신과 바람직한 국가정책 방향(이석연 헌법포럼 상임대표)
(전화문의 02-2203-3500)
정지환 기자 [email protected]
피에트로 도란 회장의 이력서
▲ 매사추세츠주립대 금융학과 졸업
▲ 매사추세츠공대(MIT) 부동산학 석사
▲ 존벅컴퍼니 설립
▲ 모건스탠리 프로퍼티즈(커니 글로벌코리아) 사장
▲ 게일 인터내셔널코리아 사장
▲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MSREF) 운영 파트너 및 한국지사 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