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날씨가 꽤 쌀쌀해졌는데 건강하시죠?”,
“요즘 시장경기가 불투명해지고 있는데, 사업하시는데 어려움은 없는지요.”
CEO들이 이른 아침부터 조찬회가 열리는 호텔에 모여 서로 인사를 건넨다. 원로 경영인들은 오전6시30분경부터 나와 노익장을 과시하고 젊은 CEO나 임원들은 서로 명함을 건네며 인사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한국GE 강석진 회장, 대성그룹 김영대 회장, 코리아나 유상옥 회장, 삼부해운 김태인 회장, 우리카드 황석희 사장, 교보투자신탁운용 송 종 사장, 일양약품 전영재 사장, 베비라 이대식 사장 등은 조찬세미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낯익은 경영인들이다.
각 협회나 단체에서 경영인 및 사회인사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조찬세미나에 참석함으로써 하루를 시작한다. 조찬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7시30분부터 8시까지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친다. 이어 강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새로 참석한 회원 소개, 각종 경조사를 알려주는 등 각 회원들에 대한 크고 작은 일들을 공유한다.
지난 7일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하는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조찬모임에서는 한승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UN총회 의장으로 한 해를 회고하며’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었다. ‘의장으로 취임하던 날 9·11테러사건이 발생해 취임 직후부터 테러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고, UN대표로 노벨평화상을 받는 등 1년간 세계평화와 우리나라 홍보에 직접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강연이 1시간 이상 이어졌고 강연을 듣는 경영진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함이 서려 있었다. 필기를 하거나 강의를 직접 캠코더로 찍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세미나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끊임없는 배움 속에서 보다 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
CEO, 조찬회 참여 활발
21세기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경영·경제환경의 연속이다. 기업이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무엇보다 CEO들의 역량이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CEO가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 전략 중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조찬세미나라고 봐도 무방하다.
출근 전 시간을 활용해 새로운 지식과 다양한 사회적 활동경험을 쌓으면서 경영활동에 필요한 지식을 얻고, 각 업계 경영진과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과 친분을 쌓으며 인적 교류를 함으로써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삼부해운 김태인 회장은 이에 대해 “매주 초청연사들이 각기 다른 주제로 강연하는 것을 듣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교보투자신탁운용 송 종 사장 또한 “경영활동에 도움되는 강연내용이 많다”며 “국내 경영진들의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는 까닭도 짧은 시간이지만 세미나를 들으며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얻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C정보기술 방기봉 사장은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배움이 중요한데, 경영자들이 배우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경제조사연구소 이왕열 연구원은 “평생학습 차원에서 기업간 정보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조찬세미나다. 이밖에도 인맥 인프라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CEO가 개별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데 그 일환으로 이러한 조찬회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배움 통한 경영효과 높아
이처럼 경영인들을 위한 조찬회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인간개발연구원, 도산아카데미, 한국능률협회 등 각종 경제단체나 협회 및 사설기관에서 주최하고 있다.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벤처기업 CEO들과 사회 저명인사들은 조찬회 참석을 통해 경영지식을 습득하고 기업홍보 및 인맥형성 등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인간개발연구원 양병무 원장은 “아침에 식사하고 각 분야 최고전문가들의 강의를 1시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나면 자신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정치, 경제, 문화계 이슈가 저절로 요약정리 된다. 특히 강사 자신이 평생동안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이 시간에 압축적으로 쏟아내기 때문에 에센스만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경영인들이 많다”고 밝힌다.
세계시장환경 대응과 인재발굴 및 육성 등의 사안에 대해 세부적으로 지적할 수는 없지만 그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방향설정을 해주는 것은 경영인들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진들의 학습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볼 것이다. 배움은 어떠한 사안에 대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매개체요, 또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남궁선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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