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ve 248의 법칙
가재산 조인스HR 대표
인간관계는 원래 내가 주는 만큼 돌려받는다는 ‘Give& Take’가 상호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균형하게 작동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자신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자신이 준 것은 확실하게 기억하지만 받은 것은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준 것의 가치는 높게 평가하면서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것의 가치는 낮게 평가하는 것도 한 이유가 된다고 한다.
요즘 인터넷이나 카톡에 ‘성공적인 인간관계 248 법칙’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248 법칙이란 다른 사람에게 두 개를 받고 싶다면 네 개를 주고, 네 개를 받고 싶다면 여덟 개를 주라는 것이다. 실제 이 말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일리가 있는 말일까? 성공의 법칙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를 희생해가며 남을 돕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총동원해 누군가를 돕고자 애쓰는 사람, 상호관계에서 무게의 추를 상대방 쪽에 두는 사람,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착하고 이타적인 사람’은 늘 이기적인 사람에게 이용만 당할 뿐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부활한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로버트 그린(Robert Green)은 ‘권력의 법칙’에서 “홀로 선(善)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파멸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인생에서 그리고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콜로세움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투사의 도리, 즉 전쟁의 기술을 익혀야 할 뿐 착해 빠져서는 절대로 ‘1인자’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설파한 사람이다.
그의 말대로 삶에서 특히 일터에서 권력을 차지하고, 경쟁에서 승리해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이익보다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남보다 강해져야 하며,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성공의 등식’은 오랫동안 우리의 의식을 지배해왔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남보다 뛰어나야 하며 남을 제치고 나가야한다고 믿어오고 살아 온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인 248법칙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독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비즈니스의 오랜 명제는 틀렸으며, ‘양보하고, 배려하고, 베풀고, 희생하고, 조건 없이 주는 사람’이 결국 성공 사다리의 맨 꼭대기를 차지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이러한 우려를 설득력 있게 불식시켜주는 신선한 이야기와 주장에 주목해보자.
와튼스쿨 역대 최연소 종신교수이자 3년 연속 최우수 강의평가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가 밝혀낸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성공의 숨은 동력을 자신 있게 자신의 이야기와 성공한 사람들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확신을 주고 있다.
그는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Give and Take’ 라는 책에서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Taker)’, ‘받는 만큼 주는 사람(Matcher)’ 마지막으로 나보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조건 없이 베푸는 사람(기버, Giver)이 있는데 ‘자신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분야에서 최고에 오른 사람들의 살아 있는 기버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자기 것만 챙기다가 처절한 실패를 맛본 테이커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과소평가해온 ‘기버들’의 성공 가능성을 색다르게 조명해 주고 있다.
젊은 그랜트 교수는 ‘남을 돕는 일’은 생산성의 적, 즉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시간낭비가 아니라 생산성과 창의성 증대를 자극하는 동기부여 요소라고 생각하여 그는 항상 누군가를 도와줬다. 그가 젊은 나이임에도 최연소 종신교수가 되는 등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자신의 생활신조, 즉 돕는 행위와 생산성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집요하게 파헤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책속에는 그동안 진행해온 그의 피땀어린 연구 결과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처럼 기버는 단기간에는 실패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긴 시간으로 볼 때는 성공과 함께 존경이라는 더 큰 이익을 얻어내게 된다. 그 비근한 예로 장사가 잘 안되는 가게들을 보면 대체로 참으로 인색하고 야박한 경우가 많다. 정작, 본인들이 왜 장사가 안 되는지 이유를 따져보지도 않고 손님 없는 것을 한탄하는 경우를 본다. 어떤 대박집은 엄청 싸게 팔면서도 양을 푸짐하게 준다. 적게 팔아서는 이익이 남지 않지만 하루에 많이 팔기 때문에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테레사 효과’라는 게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환자들을 관찰하면서 매우 중요한 사실 하나를 찾아냈다. 테레사 수녀처럼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하거나 마음속에 선한 생각을 품고 있으면 몸도 마음도 선하고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돈을 받고 일할 때와 남을 위해 봉사할 때의 면역세포도 함께 조사했다. 역시 봉사할 때의 체내 면역수치가 훨씬 높게 나왔다. 봉사하는 사람에게는 건강과 평안이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된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만족감이나 안정감이 자신의 수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평생을 헐벗고 굶주린 이웃을 돌보다 87살의 나이로 타계한 테레사 수녀. 그녀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이 강화된다고 하니, 실제로 봉사를 행하는 사람들의 수명 연장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착한 일을 하거나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몸 안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생물질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환자들에게는 건강한 세포가 새로 형성되기 때문에 암환자들은 봉사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KBS 방송에서 인기 프로그램인 강연 100°C에 한 시골마을 우체국 집배원인 김만영씨가 나왔다. 심마니도 아닌 그는 우연하게 귀한 산삼을 무려 100뿌리나 캐게 되었는데 자기마을 한 농촌에 70이 넘은 고령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가격한번 매겨보지 않고 건강하시라고 무료로 나누어 드렸다고 한다. 전문 심마니들도 어려운 일인데 우체부가 어떻게 그 많은 산삼을 발견할 수 있었느냐는 아나운서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고마워!’ 이 한마디밖에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인생은 젊었을 때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뛰지만 나이를 먹게 되면 의미가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은퇴 후 자선사업가로 더 유명해진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자신의 저서‘부의 복음’에서“통장에 많은 돈을 남기고 죽는 것처럼 치욕적인 인생은 없다.”라고 했다.
웰빙도 좋지만 웰엔딩Well ending을 하기 위해서는 내 인생이라는 바구니에 무엇인가를 담아가야 할까를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비타민을 매일 섭취해야 하듯이 우리는 언제나 담아야할 것들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우리의 삶의 성취물들을 담아두는 바구니에 무엇을 담았는가? 그리고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Give 248 법칙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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