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양국 전현직 정부고위인사, CEO 등 대거 참가
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 계기 ‘한중우호도시교류협력회의’도 주관
조순 전부총리 특강 예정….吉林市 경제개발특구 시찰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은 21세기 동북아의 새로운 물류·운송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지린성(吉林省)과의 동반경제성장을 위한 연구 및 인적자원분야에서의 교류협력강화를 위해 지린성 인민정부와 공동주관으로 오는 9월 1일 지린성 제1도시 창춘(長春)에서 ‘동북아 공동번영시대를 향한 한·중 경제협력의 새 방향’이란 대주제로 ‘한중경제협력교류포럼’을 개최한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린성이 역시 장춘에서 주최하는 제2회 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9월2-6일)와 때를 같이해 열리는 이 포럼에는 한국에서 조순 전 경제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 김종갑 산업자원부 차관을 비롯한 전 현직 정부 고위인사와 국내 기업 CEO 다수, 중국측에서 중앙정부와 지린성 인민정부 고위경제관료 및 현지 기업인 등 양국인사 1백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은 포럼에 참가할 국내 유수기업 CEO 30여명으로 ‘한·중경제협력대표단’을 구성, 오는 9월 1일 지린성 현지에 파견한다.
쉬 젠이(徐建一) 지린성 성장보(補) 겸 지린시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한·중경제협력대표단은 9월 5일까지 현지에 머물면서 ‘한·중경제교류협력포럼’과 ‘한국 비즈니스데이(Korea business day)’ 행사, ‘한중투자프로젝트설명회’에 참석하며 지린시 경제개발특구 등 산업시설과 기업체 방문을 통해 다양한 투자활동을 벌인다. 한·중 경제협력교류포럼에서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의 특강이 예정돼 있다.
한국대표단은 특히 방중 첫날인 9월 1일 지린성인민정부와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이 공동주관하고 강원도, 충청남도, 경상북도와 울산시가 후원하는 ‘2006 중국 지린성-한국 우호도시 교류협력회의’에 참가하며, 이날 저녁에는 중국의 우이(吳儀) 부총리,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장관), 왕민(王民) 지린성장, 왕윈쿤(王雲坤) 지린성 당서기 등이 베푸는 ‘동북아박람회VIP초대만찬’에 참석한다.
한편 이번 박람회에는 북한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남북한 기업인들의 자연스런 만남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간개발연구원은 앞으로 이와 같은 경제협력교류포럼을 다롄(大連),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칭타오(靑島), 광저우(廣州) 등지로 확대, 수시로 개최하는 한편 그동안 국내에서 개최해온 ‘밀레니엄 경영자포럼’도 국외로 자리를 옮겨 이들 지역에서 연차적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밀레니엄 경영자 포럼은 인간개발연구원이 새로운 21세기를 맞아 2000년부터 국내에서 개최해온 전국규모의 최고경영자 세미나이다.
한·중경제협력대표단의 이번 방중은 지난 6월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이 지린성과 지린시 및 창춘시를 방문해 현지 인민정부 및 당 고위인사들과 만나 양측이 한·중 상생(相生, Win-Win)의 동반성장을 위한 연구와 인적 네트워크형성에서의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한 후 이뤄진 첫 번째 교류사업이다. 이 합의에 따라 쉬 젠이 지린성 성장보 겸 지린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측 관민합동경제무역대표단이 지난 7월 13일 한국을 방문,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경영자연구회에 참석해 한국기업대표 150여명과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금호타이어, 유한킴벌리, 제일화재, 명동의류 등 관련 기업체와 제주도를 방문하고 다양한 투자협력활동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쉬 젠이 지린시장은 국내 기업인들과의 또 다른 간담회에서 지린시 경제개발특구 내에 한국특구 설치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한국기업인들의 방중기간 중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회(opportunity), 교류(interchange), 협력(cooperation), 개발(development)을 모토로, 세계의 5백개 대기업이 참가하는 장춘 동북아무역투지박람회 기간에는 중국과 한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이 함께하는 ‘제2회 동북아지역경제포럼’, ‘두만강지역개발 제9차 정부간 협상회의’, ‘제11차 동북아지방정부 성장·지사 회의’ 등 전문가회의가 다양하게 열린다.
동북아는 중국의 동북, 화북, 서북지역과 남북한 및 일본, 몽골, 러시아의 극동지역을 포함, 총면적 1천728만㎞², 인구 약6억8천만으로 세계 경제총량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현재 동북아 5개국과 중국과의 무역거래량은 중국 대외무역 총액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2003년 10월 아세안확대정상회담때 가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동북아지역협력을 확대하고 동북노공업기지진흥(東北老工業基地振興)을 가속화시키자고 제의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면적 18만 7천400㎢, 인구 약 2천800만의 지린성은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랴오닝성(遼寧省)과 함께 중국이 최근 경제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3성의 하나로 물류와 운송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의 중심이다. 남북한 교류활성화로 남북을 연결하는 철길이 열리면 서울과 신의주, 동북3성을 연결하는 신 실크로드가 완성되고, 이 경우 동북3성은 한국과 경제협력을 더욱 증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고구려 시조 주몽이 태어난 곳으로 16만 조선족 동포가 거주하고 있는 지린시는 창춘에 이은 지린성 제2의 도시로 농림, 광물자원이 풍부하고 산업기초가 튼튼해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투자유치 목표의 94%를 달성했으며, 2005년 8월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에서 공장을 세우기 가장 적합한 도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5년 이후 지린성의 제1위 수출대상국은 한국으로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창춘에 1억5천 달러를 투입, 공장을 짓기로 한데 이어 금년엔 하나금융그룹이 지린대에 ‘하나금융전문과정’을 개설함으로써 동북3성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한 시장선점의 사전 포석을 열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정책 실시 후 지난 20여년간 연평균 9%(2006년 상반기는 11.3%)이상의 경제성장을 달성함으로써 세계 제4위의 GDP대국(구매력(PPP) 기준 GDP로는 세계 2위), 세계 제1위 외환보유국, 세계 제3위의 무역국 및 외국인 직접투자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성장 동력에 힘입어 오는 2050년에는 미국 GDP의 95% 수준으로 성장하고 PPP기준으로 미국보다 40% 앞선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제 중국은 단순히 ‘세계의 공장’ 이 아니라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한·중 관계를 보더라도 중국은 지난 1992년 한국과 수교한 이래 우리나라의 제1위 무역국 및 투자대상국으로 발전했다. 한류 열풍 속에 경제뿐 아니라 대북(對北)관계 정립, 기초교육, 부패척결 등 한국의 장점을 총체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중국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농촌혁신의 성공모델로 규정, 농업공무원 35만명을 한국에 파견키로 하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급속한 경제성장은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 우선정책의 지속 추진과 수출의 꾸준한 증가 및 공업화, 시장화, 개방화로 인한 노동, 자본, 생산성 증가에 기인한다. 특히 저렴한 노동력, 거대한 소비시장 등 유리한 시장여건과 외국인 직접투자(FDI)제도 개혁으로 외국의 투자를 빠르게 흡수한 것이 급성장의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중국은 조만간 긴축정책을 펼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국경제에 ‘차이나 리스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는 지역(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및 계층간 불균형, 금융기관 부실채권, 에너지수급 불균형, 실업문제, 국유기업 개혁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 불안 요인도 적지 않다. 벌써부터 중국은 원전과 발전설비, 철강, 조선, 석유화학장비 등 기간산업에 대한 해외자본 M&A를 금지하는 등 전면적인 자국산업보호에 나서는 한편 2008년부터 외국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대폭 축소할 방침이어서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5만여 한국기업의 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섬유, 신발, 가전, 일반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업 부문에서 한국을 압도하면서 전 세계에서 한국의 시장을 잠식해 왔다. 중국에서의 사업이 더 이상 ‘불루 오션’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국이 금년부터 시작된 제11차 5개년경제개발계획에서 고성장에 따른 부작용해소에 주력하고 있는 데다 저물가 유지정책과 함께 내수 진작을 위한 소비확대, 수입관세의 인하, FTA추진확대, 인민폐 추가절상, 수출구조개선 등 소비유인 정책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는 바 한국기업으로서는 중국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할 것이다. 특히 중국정부가 야심 있게 추진하고 있는 서부대개발정책과 동북공업지역진흥정책은 한국기업들에 있어서는 한·중 공동 번영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한국의 과제는 한·중 경제관계를 상생으로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대에 무한경쟁은 불가피하더라도, 정해진 파이를 놓고 싸우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과 같은 상황이 돼서는 안 되며 따라서 갈등이 아닌 동반성장을 모색해야 하고 중국과의 경쟁을 한국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전통산업의 경우, 중국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시설투자에 나선다면 한국은 차별화전략으로 디자인·설계 등에 투자함으로써 제품고급화와 함께 중국기업과의 제휴확대를 통해 수평적·수직적 분업구조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