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朝總聯)소속 기업인 29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태풍 매미로 실의에 빠져 있는 수재민을 위해 써달라고 16일 중앙일보에 1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재일본 조선인 지바(千葉)현 지바지역 상공회'(회장 김우현.63.(左))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金회장과 백천돌(52.(右))이사 등 일부는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때 북한 선수단과 함께 고국을 처음 찾았지만 빡빡한 단체 일정 때문에 고향 방문의 감격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고 한다.
이번엔 회장단이 주도해 정식으로 한국 방문단을 조직했다. 한국에선 조순(趙淳) 전 부총리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이 도움을 줬다.
국적은 대한민국이 아닌 ‘조선’이지만 이들의 고향은 안동.상주.진주 등 남한 쪽이 많다. 대부분 고향을 방문한 지 50년이 넘는 사람들이다.
장만기 회장이 지난 봄 일본을 찾아가 “조총련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방문이 가능할 만큼 조국이 개방됐다. 투자도 가능하다”고 설득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이에 따라 상공회 회원인 장동식씨는 지난 여름 한국의 물류회사인 ㈜코스만물류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한국기업에 자본을 투자한 첫 조총련 사람이 됐다.
김우현 회장은 성금을 중앙일보에 전달하면서 “일본 방송을 통해 태풍 매미의 피해상황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이 성금이 고통받는 동포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