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앞서가는 사람은 자신을 리드하는 법이 다르다! 기업에 이어 각 대학에 리더십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성균관대 등에선 리더십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적극적 호응속에 진행중이다. 그런가 하면 숙명여대는 아예 리더십특별주간을 지정(4월27∼29일), 휴강까지 하면서 대규모 리더십 행사를 벌이는 등 학생들의 리더십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 다국적 기업 GE와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 코리아사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각각 5월27일 워크숍을, 7월8일부터 2주간 리더십 아카데미를 연다. 대학에 불고있는 리더십 열풍, 그 이유와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 리더십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참석자=양병무 인간개발연구원장,이진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구명숙 숙명여대 숙명 리더십개발원 원장
#리더십의 정의와 효과는?
이진규=사실 리더십은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지요. 다양한 정의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동으로 움직여지게 하는 힘, 그것이 리더십이지요. 성과와 리더십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구명숙=저는 리더십의 효과를 이야기하는게 정의와 통하리라 봅니다. 우리학교에선 리더십교육을 경력관리 진로설계등의 면에 초점을 맞춰 실시하고 있습니다. 즉 리더십의 효과는 자신만의 컬러, 재능을 개발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숙명여대는 리더십 강화교육을 통해 가시적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공존의 기술, 스스로 진로설계를 해나가는 노하우를 배움으로써 얻어지는 자신감있는 모습이 눈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학부제 실시이후 소속감 애교심등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리더십교육을 통해 모든게 향상됐습니다.
양병무=저는 리더십이란 한계돌파 능력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사실 수능 몇점가지고 줄서서 명문, 비명문대학생으로 순식간에 갈려진게 우리 나라의 교육아닙니까. 리더십을 가지게 되면 이같이 스스로를 가두는 현실의 벽을 돌파,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분발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위해 리더십교육은 유일한 희망입니다. 리더십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우수한 점을 남에게 확대,영향을 주고 받을 때 각 개인이 모두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십,왜 대학에서 중요시되고 있나
양병무=우선 환경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요. 산업사회가 지식사회로 변하면서 두뇌의 시대에서 마음의 시대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그에따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바뀌었지요. 당연히 대학도 그 변화를 수용한 결과지요.
이는 사훈의 변천사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엔 성실 봉사 근면이 사훈의 다수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창의 혁신 도전 등의 사훈이 대세입니다. 즉 협조적 창의성을 가진 인재가 요구되는 것이지요. 자신만의 컬러를 가지되 협조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기업은 요구하고 있고,그러기 위해선 리더십이 필수입니다.
구명숙=기존의 교육방법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도 지적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취업률이 각 대학의 긴급화두가 되면서 기업측으로부터 들어오는 ‘불량품 클레임’에 비상등이 켜졌다고나 할까요. 기초부터 명품으로 재탄생시켜야겠다는 방침이 정신교육 재무장이란 리더십으로 구현되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잘나면 잘난대로, 못나면 못나서 스스로 목표의식을 갖지 못한채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자존감과 목표의식을 불어넣어주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리더십은 한 해결방안입니다.
#현재 대학들의 리더십 교육 현황은?
구명숙=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적 교육의 한계를 느낀 데서 정신무장을 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공감, 각 대학이 2000년대 초반부터 실시했지요. 명문대 인재들이 경쟁에서 좌절, 자살을 시도한 것등이 촉매가 돼 여러 전문기관으로부터 프로그램을 도입, 진행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같은 경우는 리더십개발원을 두고, 리더십 전문 교수진이 실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리더십일기를 쓰게 하고 선후배간 멘토링을 하게 해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했지요. 어려운 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전을 가시화,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에게도 열망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이경숙총장부터 야심차게 추진하니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같습니다.
이진규=현재 우리 고려대학교에선 리더십과목을 별도로 분리해 교육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내 개인적 생각은 별도의 과목을 개설하지 않더라도,각 과목에 리더십과 연관해 교육시킬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예를들어 막연한 서양사 강의가 아니라 ‘시저의 리더십’등으로 구체화시키는 것이지요.
넓게 봐서는 각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CEO초청강연 등도 구체적 롤모델을 설정,젊은이들에게 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리더십교육이라 할 수 있겠지요. 성공한 사람을 본뜨고 싶게끔 동기부여시켰다면 교육의 반은 실현된 것이지요. 우리 학교 경영학과의 경우, 글로벌 리더양성이란 목표하에 과 학생 전원을 어학연수를 보내고,영어로 전체강의의 30% 이상을 진행합니다.
양병무=앞으로는 어느 대학을 나온 인재가 중요하기보다는 일 잘하는 인재가 대우받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부분적이기는 합니다만 학벌만능주의가 무너지는 기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개발연구원에서 서울대 연대 고대 총장을 모두 초빙, 강연회를 가졌는데 이분들이 강조하는 공통단어가 바로 글로벌 리더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리더십 교육도 글로벌라이제이션에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앞으로 리더십 교육의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구명숙=사실 리더십교육의 효과는 그리 금방 나타나지는 않지요. 그런 점에서 단기적 반짝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꾸준히 시도하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생뿐 아니라 교수 교직원등 학교의 구성원 모두가 리더십의 중요성을 절감, 삼위일체가 되려는 노력도 필요하고요. 또 각 대학들이 하나의 정답을 도출하는데 골몰하기보다는 각각 자신의 대학에 맞는 리더십을 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숙명리더십은 서번트 리더십,OO대 리더십은 △△리더십 할 수 있게끔 말입니다. 또 저학년, 고학년으로 구별해 기초, 심화반으로 점차 단계를 높여가는 것도 필요할 것같습니다.
이진규=이상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리더십 교육이 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맞춤화,개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리더십에 정답이 없거든요. 상황에 따라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도 있고… 요즘 유행어처럼 ‘그때 그때 다른 것이야말로’ 리더십이지 않습니까. 이제까지는 대학이 교육의 종착역이었지만 이제 대학은 중간역입니다. 앞으로 학습의 태도를 배우는 곳이란데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 사고,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리더십교육이 방향을 설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래라, 저래라 안내하며 테크닉을 일일이 일러주려면 수백개를 가르쳐줘도 모자랍니다. 그러기보다는 원리를 가르쳐줘 자신이 선택하게끔 방향을 잡게끔 도와줘야 한다고 봅니다.
양병무=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리더십은 학과목이라기보다는 생활이란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규과목으로 공부해야 하는 측면 못지않게 과외활동등 생활을 통해 실행, 몸에 배게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훌륭한 상사뿐 아니라 유능한 부하가 되기 위해서라도 리더십에 대한 교육은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잡힌 것같습니다. 리더십교육을 통해 기질까지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개인과 조직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리더십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진행·정리=김성회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