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칙왕>에서 직장상사가 부하직원의 실적과 업무태도를 운운하며 혼낼 때 프로레슬링의 헤드락을 사용하는 것이 나온다.
영화가 다소 과장 표현하긴 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방통행식 명령하달이 여전한 곳이 회사다. 상호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21세기 기업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서로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노하우가 공유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지식경영, 즉 구성원의 지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가치까지 좌우하는 구성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각 개인의 노하우가 가장 빈번하게 교환되고 공유되는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창의적 아이디어가 막힘없이 교환되는 장소는 커피자판기 앞, 흡연실, 화장실의 세면대 앞 등이라고 한다. 최고경영자가 없는, 말하자면 정서 표현이 자유로운 곳이다. 21세기 기업경영의 승패는 구성원들의 정서를 어떻게 배려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에 회사가 즐거운 곳으로 변해야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말이다. 열심히 일하라고 핏대 올리는 방식으로는 아무도 자발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가장 이상적인 노동 형태는 일과 여가가 분리되지 않는 방식이다. 가장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예술가의 삶이 그렇다. 재미있어서 한 일이 돈이 되는 것이다. 21세기 기업은 이제 이러한 예술가들이 일하는 곳이다. 아무 생각없이 시간만 때우는 방식의 육체노동, 소외된 노동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 직원들의 여가를 배려함으로써 직원들이 예술가적 마인드를 갖게 하는 것, 바로 이것이 21세기 경영의 핵심이다. 무릇 성공학의 패러다임이 “밤이나 낮이나 쉬지 않고…”가 아니라 “휴테크를 통해 감성지수를 높여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