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들은 재산의 대물림에 대해 유난히 집착한다.
이들은 상속세가 기업을 대대손손 자손에게 물려주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부자나라 미국에서는 부자들이 앞장서서 상속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외친다.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 같은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한국 부자들과 정반대의 논리를 펼친다. “상속세야말로 부자만이 갖는 특권인데 왜 빼앗아가려는가”라고.
재산 상속이나 가업 승계에 대해 선택 문제냐, 문화 차이냐 등으로 논란이 뜨겁다.
가족주의가 강한 한국에선 바통이 자식에게 넘어가는 경우고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는 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후발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승계 이후의 결과는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실패와 성공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
신간 ‘가업승계의 기술'(배원기 지음ㆍ매경출판 펴냄)은 흥미롭게도 일련의 가업승계 과정을 계주 경기로 비유한다.
CEO와 후계자, 두 주자 간의 속도, 호흡, 위치 등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선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바통의 주고받기에 따라 경주의 승패가 결정된다. 경영권과 소유권을 어떻게 후계자에게 인계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
이는 대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정부와 학계, 기업 등에서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영속성을 위한 것으로 창업주들이 전반적으로 고령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책은 가업 승계의 10계명을 상세하고 알기 쉽게 전한다.
주요 내용을 보면 △최소한 5년 전부터 준비하라 △주요 거래처를 방문할 때 후계자와 동행하라 △후계자를 도와줄 전문팀을 만들어라 △상속 재산 배분을 명확하게 하라 △가업 승계 후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내부 통제제도를 정비하라 △창업주의 은퇴 계획을 충실하게 세워라 △승계 후에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말고 한발 물러서라 등이다.
아울러 상속 증여 재산의 평가와 세무 전략 등 각종 세무 정보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