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마음 움직이려면? 그들이 뭘 원하는지입장 바꿔 생각해 보세요
‘CEO, 마음을 읽다’ 펴낸 양창순 신경정신과 원장
“한국 남자들은 자신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서툽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일수록 더욱 미숙하죠. ‘내가 리더인데’ ‘내가 가장인데’라는 의식 때문에 감정 표현을 잘 못해서 정신적인 문제까지도 발생합니다.”
양창순(55) 신경정신과 원장이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책 신간 ‘CEO, 마음을 읽다’를 내놨다. ‘양창순 대인관계연구소’도 운영하는 그는 “리더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 경영”이라고 했다. 양 원장은 지난해 12월까지 SERI(삼성경제연구소) CEO 심리 클리닉을 5년간 진행하기도 했다. ‘CEO, 마음을 읽다’는 당시 강의 내용과, 병원과 대인관계연구소에서 CEO들을 상담한 경험을 담았다.
양 원장은 마음 경영을 자기·관계·감정·조직·가족 경영 다섯 가지로 나눠 살펴보고 있다. “먼저 자기 경영의 키워드는 ‘나를 아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힘든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일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관점에서 세상과 사람을 보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조직 경영에서도 마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직은 사람이 움직이고, 사람은 심리가 움직입니다. 그런데 리더가 될수록 부하 직원의 심리를 잊어버리게 돼요. 그래서 ‘역지사지’가 중요합니다. ‘부하직원이 무엇을 원할까?’라는 것에 대해 늘 생각해 봐야 하죠.”
양 원장은 책 제목의 CEO는 회사 경영자만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요즘 리더십의 화두는 역시 ‘자기 경영’입니다. 스스로가 자신의 리더이자 CEO가 되어야 하죠. 관계 경영과 조직 경영도 결국 인간 경영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기업과 CEO가 정신과의사에게 심리적 조언을 구하는 이유는 그 동안 목표 지향적, 기술 지향적으로 달려오다 보니 허무감이 들어서라고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도 하지만 사실은 감정의 동물에 더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그마한 일에도 잘 삐치고 상처 받게 돼요. 그런데 수많은 CEO들이 이런 걸 무시해 왔습니다. CEO가 개개인에게 ‘당신이 우리 조직에서 가장 소중해’라고 해주면 누구나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거예요. 리더가 가진 만병통치약은 칭찬과 친절입니다. 얼마 전 입적하신 법정 스님도 ‘최고의 존경은 칭찬’이라고 말씀하셨다죠.”
양 원장은 CEO들의 최대 고민은 콤플렉스라고 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콤플렉스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엘리트일수록 콤플렉스가 심했습니다. 자신을 빌 게이츠와 비교하거나 더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CEO와 비교하며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 콤플렉스를 남들에게 안 보이려고 하다 보니 목에 힘을 주게 되지만 소외감은 오히려 커집니다. 이는 분노의 감정으로 발전해서 직원, 부인에게 화를 내고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연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08년 성균관대에서 주역과 정신의학을 접목해서 박사 학위를 또 받았다. 논문 제목은 ‘주역과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본 공연예술리더십 연구’. “상담하러 오신 분에게 점(占) 관련 고민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이 점을 보러 가서 2년 후에 죽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계속 잊혀지지 않고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부정적인 멘트는 긍정적인 멘트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아요. 저는 무속인들이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가 궁금해졌고 주역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연구 주제는 한글, 성격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