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매우 다사다난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20년에 한 번씩 돌아오게 되는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이 함께 있는 해이며, 금년에는 전 세계 237개 나라 중에서 무려 38개국의 지도자들이 바뀌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12월 19일 대선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었습니다. 한편 금년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초석이 된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한 이래로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최빈국에서 20-50클럽 국가로 성장
그 동안 우리나라는 괄목한 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우선 한국은 1945년 해방직후 170여개 나라 중에서 최빈국이었으나, 이제는 세계경제 15위권(GDP기준)이며, 수출은 세계 7위, 무역은 세계 9위, 국가브랜드는 13위로서 우리 대한민국은 진정한 세계적 선진국 반열에 당당히 서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국민 1인당 GDP가 해방 당시에는 70달러로써 국가예산의 50%를 미국 원조로 메웠으나, 지금은 20-50 클럽에 당당히 가입하였습니다. 그리고 1980년 초에는 한국의 총 GDP가 643억 달러로서 미국의 총 GDP 2조 8천억 달러와 비교할 때에, 우리와 미국의 격차는 무려 44배에 달하였습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 총 GDP(2011년 기준)는 15조 9000억 달러로 대한민국 2011년도 총 GDP 약 1조 1천억 달러와 비교할 때에 우리의 약 15배 정도가 됩니다. 한편 일본과 비교할 때에 1980년 초에는 일본은 우리 경제의 25배 정도였으나, 지금은 일본은 5조 5천억 달러로서 우리의 약 5배 정도가 되고, 중국의 경우에는 7조 3천억 달러로서 우리 경제의 7배가량이 됩니다. 한마디로 우리 대한민국은 빠른 기간 내에 압축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스포츠 강국, 한류열풍으로 세계를 강타
1948년 개최된 제14회 영국런던 올림픽에서는 59개국이 참가해서 우리나라는 동메달 2개를 따면서 32위에 그쳤지만, 금년도 총 205개 나라가 참가한 런던 제30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를 포함한 28개 메달로 종합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정확히 64년이 지나서 지금은 초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위 스포츠에서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나라”라고 전 세계 언론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위업의 달성은 절대 우연이 아니고 우리 선수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국력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생각 됩니다.
뿐만 아니라 K-Pop과 드라마가 주도하는 한류문화가 이제 일본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아프리카,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도 휩쓸고 있습니다. 세계 젊은이들이 이젠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10∼20년 전만해도 우리 국민들이 해외 나가면 한국 사람들 보면 한국을 평가절하(Korea discount) 했는데, 이젠 해외에 나가면 반대로 한국을 높게 평가(Korea premium)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품격이 향상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미국, 영국, 동남아, 남미 등 세계의 많은 나라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가장 많이 본 것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신명나게 추는 말춤 하나로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달라진 한국의 위상, 세계가 주목
우리나라는 2010년 G20 정상회담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2012 세계 핵안보 정상회담(세계2번째) 등 세계적인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잘 치렀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2030년경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국민 1인당 GDP가 5만 6천 달러가 되어 일본을 제치게 되고, 2050년에는 9만 8백 달러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골드만삭스도 한국은 2050년 1인당 GDP가 미국에 이어 세계2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발전상을 지켜보면서 벤치마킹하고 롤모델로 삼겠다고 개발도상국 나라들의 고위 공무원들이 1년에 무려 1만 명 이상 우리나라를 찾아오고 있습니다. 여주의 이포보를 방문했던 태국의 잉락 총리는 수도 방콕 일대의 홍수를 예방하기 위하여 우리나라와 4대강수출 MOU를 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우리 대사관에 찾아와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국어 선생님을 보내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보는 시각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양극화 해소,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가져야
오랜 세월동안 강대국들의 위세 속에서 눌려 살다가 일제 식민지 지배를 거친 뒤 나라가 분단되고 북한의 도발로 6.25 전쟁까지 겪었습니다. 더 이상 물러 설 수 없는 궁지에 내몰렸던 나라가 지금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놀라운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선진국으로 당당히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속성장을 하면서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 왔으며, 좌・우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압축경제성장, 스포츠 강국, 한류 열풍 등으로 한국의 위상은 달라지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물질적・문화적으로 풍요롭게 살게 되고, 승자가 되었지만은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과 패자가 있게 되면서 우리 사회에는 양극화 현상이 매우 심화되었습니다. 따라서 돈이 있는 사람과 돈이 없는 사람과의 갈등, 부자와 가난한 사람간의 갈등, 빈부의 격차, 지역 간의 격차 등 여러 곳에서 불평과 불만이 분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고도 경제성장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들 중에 하나로 저는 개인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베풂”이 있습니다. “이웃에게 사랑과 베풂”을 몸소 실행한 ‘조선시대의 경주 최부자집,’ ‘공주의 김갑순,’ 그리고 ‘해남윤씨’ 등의 전통명문가들이 당시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기여를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 기업과 가진 사람들도 “이웃에 대한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여 전통명문가들의 맥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사회 지도층으로서 솔선수범하여 약자를 배려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투철한 도덕적 의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요즘 시중에 떠도는 ‘3포 현상’ 즉 직장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는 그들 당사자들의 무능이나 나약함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힘들여 가꾸어온 아름다운 한국을 이들이 포기하면 국가의 미래가 어찌되겠습니까? 정부가 이를 해결하도록 시스템, 정책과 사회적 기반을 구축함과 동시에 우리 모두 이러한 양극화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임진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가난한 우리 이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우리 사회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때 비로소 진정한 선진사회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갈등 없이 치유해야 할 것은 물론, 보수와 진보세력이 무조건적 반대와 자기 의견만 옳다는 논리와 주장 때문에 갈등과 비방으로 국력을 낭비하는 2013년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되겠습니다. 정치나 사회나 국민이 모두 합심하여 적대 갈등 증오 없이 아름답고 격조 높은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밝아오는 2013년은 계사년의 해입니다. 뱀의 해를 맞이하여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