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과 디지털 가속화 속에서 우리 가까이 성큼 다가온 ‘구독 경제(購讀經濟·subscription economy)’라는 용어를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구독’이라고 하면 으레 신문 ·잡지 구독을 떠올렸다. 그런데 어느 날 사이버 공간에서 이 말을 접하곤 신기했던 생각이 난다. 샐러드 등 먹고 마시는 것을 구독하고, 꽃과 화장품도 구독하는 구독경제는 대체로 1개월 단위로 정해진 돈을 내고 정기적인 서비스나 물품을 이용하는 상거래 시스템을 말한다. 이전부터 있었지만, 새롭게 주목받는 유통 서비스이다. 세계적인 IT전문 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이 되면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중 75%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진문 한국구독경제연합회장을 18일 서울벤처대학대학원에서 만나 ‘구독경제’에 대해서 들었다. 두 회장은 웅진코웨이 사장과 한샘리빙클럽 사장을 지내는 등 일상화된 구독경제의 한국형 모델의 원조라 할 만한 인물. 최근 ‘성공하는 구독경제 원픽’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구독경제’라는 용어를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구독 경제라는 뜻이 뭐냐면 일정한 금액을 내고 내가 필요한 서비스나 필요한 물건을 내가 정해진 시간에 받는 것이다. 거기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멤버십이라고 해서 넷플릭스, 멜론 등 회원제가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신문이나 우유 배달과 정기 배송, 세 번째가 렌털. 이 세 가지를 합해서 ‘구독 경제’라 한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의했다.”
▶구독 서비스 분야의 예를 들면.
“요즈음 젊은 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차를 여러 개 선택한다. 여름에는 오픈카, 놀러 갈 때는 SUV 등. 달마다 종류를 바꿔가면서 고급 외제 차를 빌려 타는 자동차 구독은 초기 투자에 발 묶이지 않고 다양하게 써볼 수 있는 장점이 매력이다. 여러 술집이나 커피집을 한 달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술 구독, 커피 구독도 있다. 쿠팡, 네이버, 카카오 이런 데가 다 구독 경제를 하는 거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구독’을 시작했는데 대부분 국민은 모른다.”
▶삼성전자가 구독서비스에 나섰다고.
“미국의 S&P 지수를 내는데 삼성이 정말 안 나왔다. 그러니까 10년 동안에 애플 등 세계적인 회사가 400%에서 1천% 올랐는데 삼성은 116%밖에 주식이 안 올랐다. 이유를 분석한 결과 삼성은 데이터가 없는 회사이기 때문이었다. 삼성은 혁신 잘하고 빠르고 디자인 기능 다 좋은데 사용자가 없는 거다. 유저가 없는 회사는 가치가 안 나간다. 카카오톡이 은행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에 삼성은 유통회사에 물건을 줘서 쉽게 풀어 전 세계를 장악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하나도 없는 거다. AS 할 때 데이터가 생기는 건데 그때는 너무 늦다. 그래서 삼성전자도 작년에 두 가지를 시작했다. 하나는 정수기 사업에 나섰고, 가전제품을 홈쇼핑으로 직접 팔기 시작했다. 고객을 자기들이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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