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운영에 매진하던 한국콜마그룹 윤동한 회장의 ‘사회’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하면서 시간이 많아진 그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 나가고 있다고나 할까. 청소년 시절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후 신문기자가 되려는 꿈을 꿨으나 대입 시험을 불과 40일 남기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장남으로서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인생 항로를 완전히 바꿨던 윤 회장이다.
기업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는 ‘이순신 학교’를 운영하고, 최근 출간한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내면서 역사와 지리에 해박한, 인문(人文)을 공부하는 기업인으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윤 회장은 지난 2월에는 영남대 총동창회장을 맡아 지역 공헌을 위해서도 한 걸음 더 내디뎠다. 서울 서초동 한국콜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 서울사무소에서 21일 윤 회장을 만났다.
윤 회장은 지난해 이 빌딩을 신축 완공하면서 마치 화룡점정하듯 두 마리의 황소 조각상을 입구에 세웠다. 그의 경영철학인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메시지를 회사 밖으로 꺼내 더 널리 전하려는 듯.
왜 이순신인가.
“한국사를 둘러싼 ‘도전과 응전’의 많은 인물 중에 유독 이순신 장군만이 영웅보다 격이 높은 성웅(聖雄)으로 불리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충무공이 어떻게 수많은 전쟁에서 전승을 했고, 23년의 군 생활 중에 15년을 육군으로 지낸 분이 전투방법이 다른 수군 생활에 어떻게 적응했으며, 명량해전 같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긴 원동력이 무엇인지 의아하게 생각돼 많은 문헌 등을 찾아보고 연구했다. 공부해 보니 이순신은 단순히 용감하게 싸우고, 훌륭한 전술로 전투를 승리로 이끈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을 예측하고 이를 미리 대비해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