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 말로 하면 ‘루저’였다. 명문 경북고에 들어갔지만, 대학은 9수 끝에 동국대 불교철학과에 입학했다. 마땅한 직업 없이 결혼해 비닐하우스에서 가족을 돌보기도 했다.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방황, ‘경북고에서 대학 못 간 이는 나 혼자’라는 열등감을 겪었다. 하지만 그에겐 젊은 날의 회복을 도운 스포츠, 야구가 있었다.
“야구를 즐기다 보니 이기는 방법이 보입니다. 첫째 무조건 감독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충성심이 중요합니다. 둘째 팀워크를 목숨처럼 지키고 규칙과 명예를 존중해야 합니다. 셋째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뛰어야 합니다. 지는 게임을 해선 안 됩니다. 야구는 홈에서 출발해 홈으로 돌아와야 득점하는 게임입니다. 하나님을 감독으로 모시고 부조리한 상황에서 일치와 결합으로 하나의 선을 이루며 창조주의 품으로 돌아가는 회복의 길, 그 길이 곧 구원에 이르는 길입니다.”
‘야망과 구원-야구로 배우는 인생이야기’(올리브나무)를 출간한 이승율(74)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1978년 아내와 함께 반도이앤씨를 창업해 중견 기업으로 키워낸 이 이사장은 2018년부터 2년간 한국기독실업인회(CMBC) 중앙회장을 역임했다. 참포도나무병원 이사장도 겸하며 연변과학기술대 부총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북한 내 유일 국제사립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 총장을 맡아 뛰고 있다. 이 이사장은 “열등감이나 좌절감 같은 고통을 공히 겪고 있던 조선족 고려인 청년들을 끌어안고 함께 울고 웃고 사랑하면서부터 저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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