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강연”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인간개발연구원(HDI)의 조찬강연을 중계하는 코너입니다. HDI가 지난 47년 동안 개최하고 있으며, 제2060회(금주 기준)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의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강연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
생각의 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출세를 하거나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영혼이나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작은 출세나 돈에 만족했으나 더 큰 출세나 돈을 갖기 위해서는 철학이 필요하다.
생각이 중요한 이유는 문명을 건설하기 때문이다. 생각 혁명이 중요한 이유는 문명은 결국 구체적인 물건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판매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만들어 판매한 것은 한글이다. 다른 것은 모두 다른 나라가 만든 것을 다시 우리가 만들어 사용하고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물건을 만드는 재료는 여러 가지를 떠올릴 수 있으나 공통적인 것은 생각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생각이 만든 것이다. 이것이 생각 혁명의 힘이다.
지식의 힘
생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다. 최진석 교수는 문명을 만들려면 자기의 생각이 세계에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효율성이 높고 힘이 세고 분명한 장치가 바로 지식이다. 지식으로 물건을 만든다. 자동차도 지식이 드러난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지식 생산국인가? 수입국인가?
지금까지는 지식 수입국이었다. 우리나라는 앞선 문명권에서 좋은 것으로 해놓은 것을 가져다가 적용한, 즉 앞의 모델을 따라가면서 발전한 ‘추격 국가’ 혹은 ‘전술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전략국가는 판을 짜는 반면 전술 국가는 짜인 판 안에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분명 ‘전술•추격 국가’ 혹은 지식 수입국이다. 생각 수입국가인 우리나라가 이 정도로 발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했다. 1820년 이후 신생 독립국가로 이 정도로 발전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에서 이 정도로 온 나라는 지구상 유일하다는 뜻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면 제국을 움직일 국가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철학의 힘
생각 혁명에는 철학이 필수다. 철학은 생각하는 활동이다. 생각의 높이가 진술 국가에서 전략국가로 옮길 수 있다. 생각이 곧 지식생산 국가 내지 전략국가로 가게 한다. 중국의 경우 철학, 문화, 예술 분야에 지원을 많이 한다. 대한민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중국은 문화, 예술, 철학 분야가 결국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대한민국은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예술 등의 분야에 대한 지원이 적다는 것이다. 중국은 제국과 선진국 운영 경험이 있기에 돈이 되는 것을 경험한 반면 대한민국은 아직 선진국 운영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인격과 사람의 문제는 본능이나 감각, 의식의 흐름에 빠지지 않고 자기 사명을 인식하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것이 바로 인격의 문제이며 영혼의 문제이다. 대한민국은 생각의 가치를 모르기에 철학과 관련한 학술대회가 열려도 신문에 나오지 않는다. 반면 중국은 철학 학술대회가 개최되면 기획기사로 여러 지면에 다룰 정도로 관심을 쏟는다.
모든 생각이, 영혼이, 인격이 세상을 지배하는 힘이 되고 있다. 생각 혁명이 힘을 가지게 된다. 모든 삶의 근원은 염치를 알고 양심을 회복하는 데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경계선에 있다. 인격과 영혼에 가치를 두는지의 여부가 운명을 결정한다. 생각의 크기를 키우고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최인석 인간개발연구원(HDI) 홍보위원(베뉴 셸(주) 대표이사)
[최진석 교수의 이력]
▲ 1993~1996 베이징대학교 대학원 도가 철학 박사
▲ 1986~1988 서강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 석사
▲ 1979~1986 서강대학교 철학과 학사
▲ 2022.1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 2015.3~ 건명원 인문학 운영위원
▲ 1998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 2003.9~2005.2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동아시아학과 방문교수
▲ 1996.9~1998.2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 방문학자
<저서>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나 홀로 읽는 도덕경, 탁월한 사유의 시선, 경계에 흐르다, 나는 누구인가,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최진석의 노장 철학 독법)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