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중섭을 안 것은 1986년입니다. 당시 법원이 서울 서소문에 있을 때 우연히 근처 호암갤러리에서 열리는 이중섭 특별전을 관람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 한국과 일본으로 헤어진 가족, 가난·병고와 요절 등 불우한 인생 역정을 알게 되어 이중섭을 안타까워하며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새, 닭, 소, 게, 벌거벗은 아이들과 가족, 별로 서양화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대상을 소재로 삼아 자유롭게 그려낸 순진무구한 작품은 우리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합니다. 특히 궁핍함 속에서 엽서, 담배 포장용 은종이에 참을 수 없는 듯 그려낸 것은 단순한 작품 활동이 아니라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사랑 표현으로 그가 살아 있음의 근거이자 이유로 보였습니다.
2011년 5월에는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한 길에 서귀포에 있는 이중섭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신설 미술관으로, 이름에 걸맞게 많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근처에 있는 이중섭 가족이 살았던 집을 ……
[아무튼, 주말] ‘길 떠나는 가족’ 그리고 ‘까마귀가 있는 밀밭’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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