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학여행] 하루에 두배씩 늘리면 40일 뒤엔 얼마나
2004년 01월 12일 (월) 15:48
지혜로운 청년 이야기쌀 한 톨을 하루에 두 배씩 늘리면 40 일 뒤엔 8만 섬”와! 신난다. 형님이 드디어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초콜릿 도넛, 딸기 잼도넛…””솔아. 솔아. 이제 그만 일어나. 아까부터 자꾸 ‘도넛 도넛’하고 잠꼬대를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배가 고픈 모양이다.””하늘 오빠. 여기 초콜릿 도넛하고, 딸기 잼 도넛 가지고 왔어요.””잘 했다. 그런데 솔이가 아무래도 안 일어나네. 네가 깨워 볼래?””솔 오빠는 간지럼에 약하니까 간지럼 태우면 금방 일어날 걸요.”하면서 장미 공주가 솔 왕자를 간지럽혔어요. 그러자 솔 왕자가 벌떡 일어났어요.
“오빠! 도넛 드세요.””안 돼!””뭐가 안 된다는 거야? 아까부터 잠꼬대로 도넛 도넛 해 놓고는…””꿈이었구나. 내가 형님 방에서 잠이 들었나 봐요. 그리고 이제 도넛은 안먹을래요. 방금 꿈을 꾸었는데…”하면서 솔 왕자는 하늘 왕자에게 꿈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그렇구나. 아주 재미있는 꿈이네. 꿈 속에서도 수학 공부를 하다니. 대단한 걸!””딸기 잼 도넛이 모자라서 형님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어쩌나 무서워서 혼났어요.””3 → 6 → 12 → 24 → 48 → 96 → 192 이런 식으로 바로 앞의 2 배로계속 늘어나면 금방 큰 수가 되니까 걱정 없는데. 괜한 걱정을 했구나. 이런 수의 성질을 이용해서 못된 사람을 혼내 주고 부자가 된 지혜로운 청년의 이야기가 있단다.””어떤 이야기인데요? 해 주세요.””한 마을에 욕심쟁이 부자가 살고 있었단다. 그는 돈을 주기로 약속하고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고는, 일이 끝나면 트집을 잡아서 약속한 돈을 안 주고 내쫓는 것으로 유명했어. 그래서 그 마을 사람들은 이 부자의 집에서는일하지 않으려고 했지.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을 지나가던 한 청년이 이이야기를 들었단다. 청년은 스스로 욕심쟁이 부자의 집에 찾아가서 일을하겠다고 했어. 부자는 이게 왠 떡이냐 싶었어.’이 마을이 낯설어서 아직 내 이야기를 못 들었나 보다. 일만 시키고 돈을주지 않고 쫓아내 버려야지.’부자는 웃는 얼굴로 청년에게 ‘한 달 동안 일한 값으로 얼마를 주면 될까?’하고 물었지. 청년은 일하게 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다음과같이 말했어.’첫날은 쌀 한 톨만 주시고, 둘째 날은 첫째 날의 2 배 그러니까 2 톨을주시고, 셋째 날은 둘째 날의 2 배인 4 톨을 주시고… 이렇게 40 일 동안매일 그 전날의 2 배의 삯을 계산해서 40 일째 되는 날 한꺼번에 주시면됩니다. 지금 계약서를 써 주시고, 또 매일 제대로 일했는지 도장을 찍어주십시오.’부자는 한 그릇, 두 그릇도 아니고 한 톨, 두 톨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곧 그 청년을 어리석다고 비웃으면서 그 정도면 하루에 두 번이라도 도장을 찍어 줄 수 있다고 말했지. 더구나 ’40 일밖에안 되는데 뭘…’하면서 말이야. 40 일이 지나고 청년에게 줄 쌀을 계산하게 되었어.1 + 2 + 4 + 8 + 16 + 32 + 64 + 128 + 256 + 512 + 1024 + 2048 + 4096+ 8192 + 16384 + …””으악! 형님 이렇게 늘면 정말 금방 어마어마한 양의 쌀이 되겠는걸요.””맞아. 처음에는 아주 적은 양이지만 이런 식으로 늘어나면 금방 엄청난양이 되지. 40 일째 일한 하루 치만 받는다고 해도 8만 섬이 된단다. 벼만 섬 가량이 수확될 만한 논밭을 가진 사람을 대단한 부자로 생각해서 만석꾼이라고 부른단다. 그러니까 8만 섬이라고 하면 지혜로운 청년은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 것이란다.”그런데 어린이 여러분은 8만 섬이 얼마만한 양인지 모르겠다고요? 8만 섬의 쌀로 밥을 지으면 대략 1억 6000만 명이 한 공기씩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김용운ㆍ수학문화연구소장, 한양대학교 명예 교수
1281회 연구회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