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벤치마킹했던 런던 히드로공항, 이젠 `한수` 가르쳐 달래요”…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5년연속 세계최고 공항 이끈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64)은 요즘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인천공항의 성공비법을 ‘한수’ 배우겠다는 중국 러시아 이라크 영국 등 외국공항 최고경영자(CEO)들의 면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서다. 지난달에는 서유럽 허브공항인 네덜란드 스키폴공항그룹의 CEO인 로스 네이 헤르스 사장이 찾아와 인천공항과 전략적 제휴를 맺자는 제안을 해왔다. 여기에 ‘뭔가 다른 인천공항’의 성공비결을 듣기 위해 짬을 내 강연을 해달라는 정부부처와 산업계의 요청도 쏟아지고 있다. 인천공항을 통해 여행을 떠나는 여름휴가철 성수기까지 겹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지난 6일 인천공항공사 본사에서 이채욱 사장을 만나 인천공항의 성공전략을 들었다. ▼개항 10년째인 올해 인천공항에 경사가 겹쳤습니다. ‘5년 연속 서비스1위’에다 여객 사상 최대 인원이 몰리는 초호황을 맞았습니다. “그렇네요. 얼마 전 하루 여객인원이 11만명이 넘어 개항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올 한 해 여객인원도 작년 2850만명보다 무려 450만명 많은 3300만명이 될 겁니다. 세계 2위인 인천공항의 화물처리량도 작년보다 17% 늘어난 270만t으로 전망됩니다. 화물실적에서도 최고기록을 세울 겁니다. ‘5년 연속 세계 서비스평가 1위 수상’도 세계 항공 사상 유례없는 기록이었죠.” ▼작년 실적이 좋았는데 올해는 더 좋겠습니다. “인천공항은 작년 1조80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4400억원을 올렸습니다. 영업이익률이 약 25%에 달하는 셈이지요. 이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삼성전자(13%)의 거의 두 배,애플(27%)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올해는 이 기록을 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여객과 화물 수요가 이처럼 증가한 원인이 무엇입니까. “항공수요 증대는 경기회복의 선행지표입니다. 올 들어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할 수 있죠.금융위기와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여행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요인이라고 봅니다. ” ▼외국의 경쟁공항도 비슷한 상황인가요. “외국공항들도 여객과 화물이 늘어난 건 비슷해요. 하지만 인천공항은 경쟁공항보다 신장률이 더 높습니다. 지난 6월 여객 기준으로 인천공항은 전년 같은 달보다 26.9% 증가율을 보였지만 싱가포르공항은 18.6%,홍콩공항은 26.2%,베이징공항은 20.1% 정도였어요. 적극적인 해외마케팅 등 적극적으로 환승노선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연평균 환승 여객이 12% 증가했습니다. ” ▼이달부터 중국인 복수비자를 3년 연장하고 중산층과 대학생도 포함시켰는데 중국인 관광객 유치전망은 어떻습니까. “올 상반기 중국 여객 실적은 전년보다 27.6% 증가한 448만명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복수비자 완화로 올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 ▼일본도 7월부터 비자제도를 보완하고 도심과 공항을 잇는 전철을 건설해 나리타공항의 단점을 보완하는 등 맞불작전을 펴고 있는데 대응전략은 있습니까. “2011년 내로 인천공항까지 KTX를 연장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입니다. 공항철도가 내년에 서울역까지 연장 개통되면 서울역과 용산에서도 여객터미널과 똑같이 출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빠르고 편리한 출입국절차 및 환승을 위해 시스템을 더욱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별화된 문화체험이 가능한 공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경영실적이 좋아지면 임직원들이 임금인상을 기대할 텐데요. “올해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겁니다. 매출은 2조원,영업이익은 50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타결된 노사임금협상에서도 금년도 기본급을 전년 대비 동결했어요. 2008년부터 올해까지 전년 대비 동결한 셈입니다. 인천공항 3단계 확장사업에 투자하려면 당분간 참아야죠.” ▼3단계 확장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요. “공사의 수익금 등을 활용,약 4조원을 투입해 제2여객터미널을 짓고 화물터미널 및 비행기 계류장을 확충해 공항배후물류기지 2단계도 조성해야 합니다. 2011년 상반기부터 공사에 들어가 2015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3단계사업이 마무리되면 여객 연간처리 능력은 4400만명에서 6200만명으로,화물은 450만t에서 580만t으로 처리능력이 각각 늘어나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조만간 설치할 전신 검색기(투시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일각에선 인권침해논란도 일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에서 ‘알몸투시기’라고 표기해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이 검색기는 일반인 대상이 아니며 테러,마약 밀수 등 위험인물에 대한 보안검색강화를 위한 겁니다. 여객의 안전과 국가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특단의 조치라고 봐야죠.인권침해로 보는 시각은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겁니다. 요주의 인물 등이 대상입니다. 대상자가 검색기 사용을 거부하면 종전처럼 촉수검사만 받으면 됩니다. ” ▼그래도 주요 신체부위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등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테스트해 보니까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돼 식별할 수 없고 신체 주요 부위도 매우 희미하게 보여 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더군요. 특히 대상인물을 직접 체크하는 검색대와 전신 엑스레이를 직접 분석하는 분석실은 장소가 각각 멀리 떨어져 있고 담당 직원도 달라 누구를 검색하는지 관련 직원들이 서로 전혀 알 수 없어요. 인권침해소지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 ▼최근 인천공항을 벤치마킹하려는 외국공항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인천공항 개항 당시 벤치마킹했던 미국,영국,프랑스,네덜란드,싱가포르공항 등 선진공항들이 지금은 반대로 인천공항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스키폴공항(네덜란드),코펜하겐공항,시카고공항,싱가포르공항,나리타공항,히드로공항,광저우공항,하이난공항 등의 공항장들이 직접 인천공항을 방문해 운영노하우 및 서비스개선노력 등에 대해 협력관계를 제안했어요. 지금까지 다녀간 해외공항 및 정부 고위관계자는 모두 4700여명에 이릅니다. 이런 인천공항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러시아,이라크,중동 및 동남아 국가에 인천공항의 노하우를 수출하는 데 주력할 겁니다. ”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운영 자율권이 적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공기업이 300여개나 되고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가 달라 정부에서 획일적으로 자율권을 줄 수 없는 입장도 이해해요. 하지만 글로벌 경쟁 속에 있는 공기업은 지금보다 많은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봅니다. 당근도 필요하거든요. 마침 인천공항은 올해 경영자율권 확대시범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정원 5% 내에서 조직을 정비할 수 있습니다. ” ▼내년 9월이면 3년 임기가 끝납니다.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시죠. “인천공항을 세계공항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공항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누구나 배우고 싶어하는 공항,가고 싶은 공항,가장 행복한 직장으로 만드는 데 노력할 겁니다. 중기 경영전략인 ‘글로벌 인천공항 2015’를 새롭게 수립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 인천=김인완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