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요? 제목과 출판일부터 먼저 정하세요”
Profile / 1955년생,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하와이주립대학교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 주임연구원, 미국 East west center 연구원, 경총 노동 경제연구원 부원장, 대통령자문
일자리 위원회 위원,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사이버대 평생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행복한
논어읽기》 《감자탕 교회 이야기》 《디지털시대의 리더십》 《몸값을 알면 위기가 두렵지 않다》 《명예퇴직 뛰어넘기》 《연봉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이 있다.
수필가 정목일은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를 기록의 차이라고 풀이했다. 그 시대 두 사람의 업적이 비슷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순신은 《난중일기》를 써서 자신에 대한 기록을 남겼고 원균은 일체 기록을 남기지 않아 그의 업적을 방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책 전도사 양병무 서울 사이버대 평생교육원장도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적자생존’적는 사람이 살아남는 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가들은 지식의 공유라는 측면에서 책을 쓸 의무가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껏 그가 쓴 저서만도 35권, 앞으로 그의 목표는 일생 동안 100권의 책을 쓰는 것이다.
“저는 책을 쓸 때 제목과 출간일부터 먼저 정합니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제목에 맞게 책의 구성이 짜여지고 출간일에 맞게 책이 나오더라고요.”
“책은 전문성을 갖고 일반인과 소통하는 수단”
양병무 서울사이버대 평생교육연구원장은 책 전도사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책을 쉽게 쓰는 법을 강의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가 책쓰는 법을 전도하게 된 것은 이전 직장인 인간개발연구원에서 책 쓰기를 위한 에세이클럽을 운영하던 게 계기가 됐다.
기업인이나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쉬운 점과 긍정적인 면을 글로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의외로 책 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고.
“CEO들이 책을 써야 합니다. 전문성을 가지고 일반인과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국내 CEO들은 나서기를 싫어합니다.
그러면 2세들과 직원교육을 어떻게 시킬 수 있겠느냐고 설득했죠. CEO들의 생각을 직원들도 알고 싶어하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강의를 시작했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라 불리는 스티브 김의 《꿈, 희망, 미래》, 박금출 원장의 《입안의 행복을 심는 사람들》 등 그가 책 쉽게 쓰는 법을 코치해 책을 낸 사람도 수십 명에 이른다.
특히 박금출 원장은 책 출간 후 치과이름을 ‘입안의 행복치과’로 바꾸기도 했다.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의 경우 직원교육용으로 책을 발간했는데 브랜드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그는 칼럼을 쓰는 것도 책을 출간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CEO들의 칼럼을 봐주기도 했다.
각 분야의 전문 CEO들인데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번번이 칼럼 제안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데 한자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CEO가 있었어요. 그래서 한자를 한글로 고치고 구성을 바꿨더니 한결 좋은 글이 되더라고요. 지속적으로 글을 쓰던 그 CEO도 글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요.”
그는 누구나 글은 쓰지만 자신감이 없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또한 일반인들이 책을 쓰기 어려운 이유는 완벽한 책을 쓰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스트셀러를 원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책은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사람이 쓰는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배우면서 개선해나가겠다는 자세가 좋은 글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또한 책은 한가한 사람도 쓸 수 없습니다.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바쁜 가운데 문제의식이 있어야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생 동안 100권 쓰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글쓰기를 검정고시로 배운 셈입니다. 처음부터 잘했던 게 아니라 독학으로 깨우친 겁니다.
신문에서 칼럼을 분석하며 글쓰기를 공부했죠. 매일 하나씩 읽으며 한 번은 정독, 한 번은 분석하면서 읽는 게 도움이 됩니다. 제목, 도입 부분, 인용 방법, 접속사 처리 등을 주의 깊게 봅니다.
6개월 동안 매일 한 개씩 보니까 글의 구조가 보이더군요.”
양 원장은 일반인과 소통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1년 당시 글로벌 시대가 올 것임을 예상해 연봉제를 주장했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서서히 연봉제가 도입되자 그의 책이 회자되면서 주목 받았다.
또한 그는 《몸값을 알면 위기가 두렵지 않다》란 책에서 ‘몸값은 현재 직장에서 받는 것이 아니고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직할 때 받는 값’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책을 쉽게 쓰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책은 전문가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쓰는 것입니다. 책을 쓰는 것이야말로 전문가들의 의무인 것이죠.”
양 원장은 선진국일수록 지식의 공유가 일반화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과장이 되려면 1권 이상, 부장이 되려면 3권 이상의 책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책은 50%가 콘텐츠이고 50%가 기술인데 기술은 개발하면 되거든요. 제 목표는 일생 동안 100권의 책을 쓰는 것입니다.
이제껏 35권을 썼으니 65권 남은 셈이죠. 남은 33년 동안 프로젝트로 일 년에 두 권씩 출판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행복한 논어읽기에 이어 행복한 로마인, 행복한 성경 이야기의 3부작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오희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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