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강하게 길러야””
“한국 부모들은 뭐든 원하는 대로 해주는 걸 사랑이라고 생각해 자녀를 화초처럼 키우더군요. 자녀를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세상에 없을 때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염두에 두고 강인한 자립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TYK그룹 김태연(58) 회장이 방한, 17일 ‘21세기 여성CEO연합’(회장 김순진 놀부대표) 초청 특강에서 자신의 극적인 인생 스토리와 함께 독특한 자녀교육법을 설득력 있게 소개했다. 23세때 맨손으로 미국에 건너간 그는 주유소·식당 종업원 생활을 하고 태권도사범도 하면서 남녀·인종의 이중차별을 이겨내고 눈물의 성공신화를 이룬 인물. 8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의 주력인 반도체 장비회사 라이트하우스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미국 100대 우량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동양인이라고 무시했던 시댁 식구와의 갈등으로 이혼했지만 효성 지극한 6남 3녀의 자녀를 둬 자식복은 넘친다고 했다. 자식들은 모두 양자·양녀. 가정 파괴로 상처입고 방황하다 알코올·마약 중독에 빠져들었던 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다 부모자식의 인연을 맺은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듬었습니다. 가족의 안식처인 가정이 흔들리면 사회도 흔들립니다. 가족을 화합시킬 수 있다면 기업경영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그의 사업에 참여해 유능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성공이 뭡니까? 돈 많이 벌어 좋은 차 타고 좋은 옷 입고 주위에 자랑하는 건가요? 진정한 성공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과 도움을 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게 좌우명이라는 그는 “말년엔 모든 재산을 대학건립 등 교육에 헌납해 젊은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고 부의 사회환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날 ‘21세기 여성CEO연합’ 자문위원에 위촉된 그는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어릴 때부터 구박덩어리여서 칭찬 한번 받아보지 못했지만 칭찬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다”며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구성원들을 격려해 모두 하나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정기자 niv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