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1200억원, 국내 직원 430여명(국내외 직원 800명) 규모인 마이다스 계열(마이다스아이티와 마이다스인)의 올해 초 공개채용 경쟁률은 약 800대 1로, 최근 3년 평균 입사 경쟁률이 600대 1에 이른다. 이 회사는 블라인드 채용만이 아니라 스펙·정년·상대평가·징벌을 없앤 4무 경영을 수년째 실천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2018년 개발해 출시한 인공지능 기반의 역량검사는 2019년 260개사가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엔 607개사로 늘어났고, 도입기업 93%가 재계약을 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응시자는 약 50만명이다. 현재 국내 채용과정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 역량검사는 95%가 이 회사 소프트웨어다.포스코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2000년 직원 15명과 함께 마이다스아이티를 창업한 뒤 한국 소프트웨어기업의 신화를 일궈낸 이형우(62) 회장은 3년 전 기존사업을 차세대 전문경영인에게 넘기고, 인공지능 채용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한국의 기업문화와 교육체계를 혁신시키겠다는 야심찬 시도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판교 사옥에서 이형우 회장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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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공지능 면접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나?
“인공지능 면접이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의 역량검사 프로그램으로 에이아이(AI) 역량검사라 불린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좀더 합리적으로 평가하도록 기계가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형태다. 창업뒤 15년쯤 지나 기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사회에 무엇을 공헌하고 갈지를 고민했다. 모든 사람들이 학교를 나와 사회로 진입할 때 반드시 거치는 문이 취업이다. 취업이라는 문이 엄청난 에너지가 끓고 있는 사회의 급소라는 판단을 했다. 새로운 인재 채용 솔루션을 만들어 공급하면 기업은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고 교육은 학력 아닌 다른 중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공지능 역량검사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나?“현재 채용은 서류심사, 필기시험(인·적성검사), 면접으로 진행되는데 타당도와 변별력이 매우 낮고 기업과 구직자들이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도 높다. AI역량검사는 학교·스펙·지역 등의 정보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전략게임, 자기보고, 영상면접으로 구성되어 있고 모듈화되어있어 채용 환경에 맞게 선택적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 채용시스템보다 정확한가?
“미국 노동부가 제시한 채용 검사 활용가이드 기준(0.2)보다 훨씬 높게(0.51) 나타나 검사의 타당도가 높다. 다만 직종별 특성이 있다. 연공서열식 조직문화나 인사고과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조직에서는 타당도가 매우 낮다. 기존 인사고과가 잘 된 기업에서는 높은 타당도를 보여준다.”마이다스인은 지난 2월 시민단체 교육의 봄과 함께 5개 업종, 11개기업 총 2416명을 대상으로 한 학벌스펙과 업무성과의 상관성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학벌·학점·자격증·영어성적 등 기존 채용절차에서 중시하는 항목이 모두 입사 뒤 3~5년간 업무 성과와 유의미한 상관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