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얻어야 세상을 얻는다/허태학 지음/이지출판/1만4500원
삼성 CEO 16년의 이력을 가진 삼성그룹 최장수 CEO 허태학 사장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가장 치열한 경쟁으로 잘 알려진 삼성그룹 내에서 살아남은 저자의 생존 비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출중한 능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도, 모나는 성격과 튀는 행동으로 조기에 퇴직하는 동료·선배들이 숱하게 많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전문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결점을 다듬고 골라 자신을 가다듬은 나머지, 최고 경영인으로 오래 생존하는 비법이 이 책에 가득하다면 과장일까. 실제 삼성에는 별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치는 기업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학벌도 대단하다. 그런 정글 같은 직장에서 살아남아 최장수 경영인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이라면 보통은 넘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는 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서비스맨’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신라에서 23년, 에버랜드에서 10년 등 33년을 서비스업에서만 종사했다. “일하면서 최고의 기업,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 냄으로써 ‘서비스의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을 얻으려 무지 노력했지요.”
그는 꾸준히 나무를 심는 인사로 그룹 내에 알려져 있다. 초급 관리자 시절부터 꾸준히 나무를 심었다. 회사 정원은 물론 최남단 섬 마라도까지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그 이유에 대해 “다가올 새로운 세대를 위하여 인재가 무럭무럭 자라나는 회사를 위해, 볼품없고 못생긴 나무라도 정성껏 기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나무를 심은 산을 오르며 직원들과 소통합니다. 산 정상에서 열리는 신년 시무식도 나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하산길에서 다시 생각하며 새 구상을 가다듬곤 하지요. 산에게 묻고 산에서 답을 얻습니다.” 그는 젊은 기업인과 직장인들에게 늘상 조언한다. “인간을 가슴에 품고 걸으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생각하면서 마음을 잃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마음을 얻어야 세상을 얻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흔히들 구시대적이고, 신파적이며 독재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신념과 철학은 단호하다. “능력이 없다면 일에 대한 열정만이라도 갖고 사람을 감명시키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김용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