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국감 民生이 우선이다. 5대 병폐 이제 그만
16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자 노무현(盧武鉉) 정부에 대한 첫 국감은 민주당 분당 사태 등 외적 요건까지 겹쳐 벌써부터 ‘민생국감’ ‘정책국감’보다는 ‘부실국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감이 본래의 기능을 되찾기 위해선 수년간 반복돼 온 몇 가지 병폐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제1312회 강연)은 지난 9월 21일 “개별 의원들이 백화점식으로 모든 기관을 다 점검하다 보니 중복 질의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당별로 국감 현안을 집중할 필요가 있고 의원들간의 ‘팀플레이’도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의 무더기 자료 제출 요구와 정부부처의 늑장 제출도 원활한 국감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정부측은 불필요한 자료 요구로 “복사하다 밤을 새울 지경”이라고 푸념하고, 국회의원 보좌관들은 “민감한 내용에 대한 자료 요구는 차일피일 미루다 국감 시작 전 슬쩍 자료를 보내 질의 자체를 못하게 한다”고 정부를 탓한다.
▶기업접대비 향락성지출 2년새 80%급증
기업 등 국내 법인들의 접대비 증가율이 적게는 경제성장률의 3배, 많게는 10배에 달하고 사적인 사용도 크게 느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지난 9월 2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법인의 접대비 지출은 2000년 2조9754억원,2001년 3조9635억원,2002년 4조7434억원으로 불과 2년 만에 59.4%인 1조768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중 향락성 접대비인 유흥업소와 골프장에서 사용된 금액은 2000년 1조850억원,2001년 1조6310억원,2002년 1조9513억원으로 2년 동안 무려 79.8%인 8663억원 급증했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국세청 조사결과 법인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법인과 금액은 2000년 한해 동안 2만3493개 법인,3500억원,지난해에는 1월부터 9월까지 1만2696개 법인,2500억원으로 추정됐다”면서 “가정용품 및 신변잡화 구입,이미용 및 피부미용,예식장,성형외과,치과,한의원 등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