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문> 벌써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석 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것이 농촌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전답이 누런 물결이 출렁거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황금벌판이라고도 하고 황금 물결이 치는 가을이라고도 예기합니다. 그러한 황금 물결이 치는 가을이라고 하면 마을 입구라던가 마을 주변 과수원 할 것 없이 울긋불긋한 과일들이 소담하게 익어가고 앞산 뒷산 할 것 없이 단풍잎이 곱게 물들어서 온 세상의 모습이 바뀌어 가는 듯한 그런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하늘은 아주 말고 넓고 또 광활하다고 해서 애국가에도 나오지만 가을 하늘은 유달리 높아 보이죠 왜냐하면 구름이 끼지 않기 때문에 더욱 높아 보입니다. 또 하난 가을에는 비교적 비가 오질 않죠! 검은 구름이 비교적 흘러가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녁이 되면 또 달이 휘황찬란하기 때문에 가을 달하면 타향에 있는 사람들은 고향을 생각하는 침묵의 대화를 계속하는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옛사람도 가을철이 되면 특히 추석명절이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향을 생각하는 왜냐하면 어린 시절이든 소년 시절이든 장년 시절이든 추석시절이 가장 풍성했고 또 추석 절에는 인심이 후합니다. 들에 나가든 집에 들어가든 이웃집에 가든 먹을 것이 풍성하기 때문에 인심이 좋고 그 나눔의 정이라는 것이 참 추석 절에 돋보이죠! 그래서 흔히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런 이야기가 물질적인 풍요를 전제로 해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현대를 살아가면서 너무 현대 과학문명이라고 할까 아니면 예의 문화 도시생활 문화에 너무 깊이 젖어들다 보니까 유서깊은 농촌의 아름답고 포근하고 인정 넘치는 고향의 정을 잃어버리는 수가 많이 있습니다.
고향에서 상차림을 봤을 때는 과수원에서 따온 과일의 풍성한 내음이라든지 바로 앞뜰 뒤뜰에서 농사를 지은 찹쌀이라든지 맷쌀이라 든지 수수라든지 콩이라든지 옥수수라든지 이런 것으로 만들어진 차림새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풍미하고 도시 음식점에서 그런 것을 접했을 때하고 원천적으로 다릅니다.
그래서 고향의 내음이라고 하는 것은 영원히 잊을 수 없기에 사람마다 쓸쓸하면 고향을 생각하고 사람마다 외로우면 고향 쪽을 향해서 푸념을 하는 이유가 거기서 있는 것입니다.
고향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싱그러운 내음은 인간 정서하고 관련되기 때문에 영원히 잊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향에 와서 보리밥을 먹든지 떡을 먹든지 찬을 먹든지 어렸을 때 어머님이 해주시던 그 맛이라는 게 뭐냐 면은 그 맛을 계속 간직했다는 뜻이 아니라 정서 속에 자리매김되어 있는 그 고향의 맛이 잊히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런 뜻을 보면 추석 명절은 특히 풍요롭고 인심 좋고 어디 가나 서로 웃음 띤 얼굴로 이웃사람과 대화를 하고 친교를 하는 또 놀이를 같이하는 그리고 밤이면은 가을 하늘 밤의 달을 즐기고 또 모든 옛추억을 되새겨 보는 그러한 낭만이 있기 때문에 추석은 특히 우리에게 뜻이 깊지요.
역사적으로 봐도 참 우리 민족은 위대하다 생각되는데 왜 그러냐 하면 바로 이러한 명절이라던지 세시풍속이 그냥 먹고 놀자고 하는 유흥의 결과로 온 것이 아니라 생산의 결과로부터 연휴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 문화는 특히 남다릅니다.
추석만 해도 그냥 오곡백과가 익고 땀 흘려서 농사지은 그 결실을 즐긴다고 하는 이런 뜻이 아니고 신라 시대에 윗마을 사람들 아랫마을 사람들이 서로 품앗이해가면서 두레 작업을 해서 농사를 지었고 또 부인들은 이러한 길쌈을 해서 7월 15일부터 8월 14일 밤 11시까지 작업을 해서 그 생산된 양을 비교해서 생산실적이 좋은 그 마을 사람들을 축하해주려고 이러한 잔치가 열린 것이죠.
그것이 가베 한가위 잔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생산 경쟁이라고 하는 이러한 결과로 얻어진 걸 가지고서 추석이라고 하는 8월 15일 한가위를 즐겼다고 하는 것은 놀기 위해서가 아니고 그러한 생산의 결과를 즐기면서 생산에 열중했던 그 사람들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축하해주고 한다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는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추석명절 자체가 생산활동에 근거해서 마련된 세시풍속이라고 하는 이런 점이 다른 나라에서 얼른 생각하기에 참 희귀한 우리만의 풍속이라 이야기할 수 있죠.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추석이 되면 송편을 꼭 만들어 먹습니다. 송편을 찔 적에 반드시 솔잎을 켜켜이 놓아가 지고 찝니다. 흰 송편에 솔잎이 묻어있는 그것이 또 낭만이에요. 그럼 왜 이런 풍속이 생겼느냐 하면 청산이 왜 계속 청산이냐 이 말과 같아요. 노산이라는 표현을 안쓰죠. 늙은 노자 노산이 아니에요. 단군시대 있던 산이 지금도 청산이라고 해요. 왜 그러냐 하면 계속 푸르기 때문이죠! 그럼 산이 왜 계속 푸르냐 주로 우리나라 경우에는 소나무 잣나무 사시 상층의 나무들이 산을 덮어줘서 산은 송백을 옷 삼아서 입기 때문에 계속 푸른 산이죠! 그래서 산은 늙지 않고 푸른 산 청년의 모습을 갖춘 산이라고 그러죠.
그러니까 송편에다가 솔잎을 따서 넣는 것은 바로 오래오래 푸르게 늘 건강하고 청년답게 싱싱하게 살아간다고 하는 그러한 모습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조상을 받든다고 하는 데서 그런 것이 오는 것이고 위생학적으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정서적인 이유가 크죠.
그리고 우리의 송편은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 송편을 만들기 전에는 동그랗게 보름달처럼 만들어요. 거기다가 콩을 넣던지 고물을 넣던지 밤을 넣던지 대추를 넣고 이렇게 해서 둥그런 것을 접어서 반달을 만들죠. 반달을 만드는 이유가 뭐냐 거기에 엄청난 이유가 담겨 있습니다.
달이라는 것은 차면 기운다고 그러죠. 그러니까 반달은 둥근 달이 되려고 찬다고 하는 의미에서 희망을 느끼는 것이고 둥근 달은 더 둥글어질 수 없으니까 기울어지고 그래서 만월이 되기 때문에 다시 반달로 돌아와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둥근 달이 새롭게 반달로 새로운 희망을 품고자 거기에다가 내용을 집어넣는 것이 우리의 희망과 이상과 가능성을 집어넣는 것이 그것이 속 고물이요 콩이요 대추요 이런 걸 뜻하는 것입니다.
이건 삼국사기에도 나오지만은 백제 시대 때 의자왕 때 궁궐에 거북이가 땅을 파고들어가는 것을 보고 개가 짖는 것을 봤습니다. 똑같이 신라에서도 궁궐에서 마당에 거북이가 땅을 파고들어가는 것을 봤어요. 그래서 그걸 파봤더니 신라 궁궐마당에서 파낸 거북이 등에는 반달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백제에는 둥근 만월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어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 백제 일부에서는 백제는 왕성한 국가라는 뜻이요. 그래서 의자왕이 좋다고 느꼈다고 기록에 나오잖아요. 그런데 일부 신하가 만월은 기울어지기 쉽기 때문에 백제의 국운은 다 됐소. 이런 말을 했다가 결국 시해 살해당한 사람들이 있다고 전해지잖아요.
신라에서는 반달밖에 없었단 말이에요. 그럼 반달은 뭐냐 앞으로 둥근 달이 된다고 하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에 바로 신라의 미래는 아주 왕성하게 국운이 펼쳐간다고 하는 뜻입니다. 이렇게 바로 신라의 해석이 맞는 것이지요. 백제의 신하 중에 뜻있는 사람들이 지적한 백제 위기론도 맞는 말이지요. 근데 그걸 정서적으로 못 받아들이니까 사람들을 해치고 했습니다마는 이와같이 송편 속에는 만들기 전에는 둥글었고 만든 다음에 반달이 되는 것은 다시 내용을 충전시켜서 반달이 둥근 달이 되는 것을 희망해서 전진한다고 하는 그런 깊은 의미가 송편 속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8월 15일 날 이게 추석 절이라고 하는 이러한 명절이 된 것도 의미가 있지만 또 추석 절을 온갖 놀이문화를 통해서 논다고 하는 것도 결국 공동체 의식이나 주민들의 단합을 통해서 내년을 위한 새로운 생산활동에 에너지를 축적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고 또 송편을 해먹는 이유도 우리가 다져진 그 에너지를 똘똘 뭉쳐서 새로운 반달이 되가지고 둥근 달을 지향한다고 하는 이러한 희망찬 의미가 담겨 있는 바로 송편 속에 담겨 있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은 송편을 동그랗게 아무렇게나 만들기도 하고 또 사치품 적으로 전시에 구미가 당기게 만들기도 합니다마는 원래 우리의 송편 만드는 방법은 동그랗게 해서 가루 넣고 반을 접어서 반달을 만드는 이것이 우리 전통적인 송편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송편 떡 속에 담겨 있는 세시풍속의 의미를 음미해본다면은 우리는 이 추석 절이라는 것을 단순히 명절이라고 하는 이러한 의미로만 음미할 것이 아니라 세시풍속이 형성돼서 오늘에 이어져 가는 그러한 내면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우리는 새로운 각오를 희망 있게 펼쳐갈 수 있는 깨달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가을이 되면은 추석이 대명절이 됩니다. 먹을 것도 송편을 비롯한 풍성하죠! 마을마다 놀이 문화가 많죠! 놀이 문화 중에서 거북이 놀이라는 게 있는 왜 하필이면 거북이냐 거북이라고 하는 것은 십장생 동물 중의 하나 거북이 속에는 부모님과 마을 어른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한다고 하는 그러한 효심이 깔린 것이다 효친경장이라고 하는 그러한 사회 도의적인 문화가 놀이문화 속에 깔린 것이죠.
그리고 우리는 가을 돼서 추석이 되면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람들이 모여 줄다리기 같은 걸 하잖아요. 줄다리기 모습도 해동 죽지라고 하는 책이 있습니다마는 거기서 풀이한 내용을 보면 내년의 풍년을 어느 마을이 가져가느냐 하는 협동심을 진단하는 의미 있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윗마을 아랫마을 같은 수의 사람들이 밧줄을 놓고 서로 댕기잖아요. 그 한가운데에는 심판이 있는 곳에 기가 하나 섭니다. 그 기가 어느 마을로 기울어지느냐 그러니까 열심히 당겨서 상대방을 끌어 오면은 기가 그쪽으로 기울어지잖아요. 그럼 그 기는 뭐냐 면은 내년도에 풍년 조다. 풍년을 상징하는 징조다. 그래서 내년도에는 윗마을로 풍년이 징조가 그쪽으로 간다. 이런 뜻인데 그건 단순히 미신이라는 측면에서 볼 건 아니죠!
왜냐하면, 같은 수의 사람들이 협동했는데 협동의 힘이 더 크다 그러니까 두레라는 것이 협동 생산 아니겠어요. 또 부인들이 하는 길쌈도 협동 생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협업작업이 잘되는 분위기가 잘 됐으니까 그 마을에 생산성이 더 클 것이다. 따라서 소득이 높다. 바로 그것이 풍년 조를 상징하는 것이다 하는 이런 의미로 이런 게임이 만들어졌는데 그러한 그 게임이 줄다리기가 나면 어제 그저께 시집온 아가씨가 얼굴에 연지곤지도 때기 전에 나와서 응원까지 하는 열렬한 경쟁의 모습이 띄었다고 하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요.
옛날에는 시집을 오게 되면은 사흘 동안 연지곤지 찍고선 바깥출입 안 하잖아요. 그런데 풍년의 상징을 누가 가지고 올 거냐 징조를 누가 가지고 올 거냐 하는 엄청난 일에 대해선 그러한 신부들까지 나와서 응원을 했다는 그런 기록을 찾아보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서 단합하고 협동해서 생산에 정진한다고 하는 그러한 의욕들이 얼마나 대단했던가를 느낄수 있죠.
신라시대 기록을 보면 통일 이후 헌강왕 때 기록을 보면 헌강왕이 왕궁을 떠나 뒷산을 올라가 보니까 모두가 초가집이 없고 전부가 개화되어 있고 오후가 되면 모든 집에서 풍악 소리가 울려 나온다고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시화연통하고 백성이 즐겁게 노래 부르며 지낸다고 하는 이러한 문화의 정도가 얼마나 높은가 하는 그런 것을 이야기해주고 집집이 전부 개화로 지붕을 하고 도로가 구획정리가 잘 되었다고 하는 이러한 것들이 뭘 의미하느냐 그 당시에 지역사회의 생활모습의 변모를 아주 아름답게 표현했던 아름답게 가꾸어 갔던 그러한 것을 우리에게 귀띔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70년 4월 22일 날 시작된 새마을 운동을 통해서 그러한 모습을 재현하기 위한 마을의 주택개량이라든지 이런 걸 해서 여러 해 동안 찌들어 있던 보릿고개라고 하는 가난을 물리치기도 했습니다마는 역시 우리 민족에게 그와 같은 저력이 있고 의기가 있고 의욕이 있고 전진력이 있는 것은 다 역사적인 에너지가 우리의 세시풍속과 더불어 우리 생활 속에 잠재해 있기 때문에 더욱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보면 다문화 가정이 많잖아요. 또 우리나라에 일을 하고자 여러 나라에서 오신 분들이 100만 200만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방송국에서 보면 그분들을 위해서 추석을 계기로 해서 한국말 하는 웅변대회라든지 한국 노래자랑이라든지 그분들의 장기자랑이라든지 이렇게 하나 될 수 있는 화합의 분위기를 사회적으로 형성해 나가고자 온갖 사회단체와 방송매체 기관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도 모두가 한가위 때 우리 조상이 즐겼던 화합의 분위기 그걸 통해서 사회적 에너지를 생산 면으로 집결시키자고 하는 이런 의미와 상통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디 여러분 이러한 추석이 갖는 의미를 역사적으로 되뇌어 보고 추석에 만반진수처럼 차려지는 음식 속에 어떤 조상의 철학이 담겨있는지 이런 것도 한번 되뇌어 보면서 제사상 차릴 적에 그런 조율 이식 대추 밤 배 감 이런 것을 홍동백서니 해서 바로 붉은 것은 동쪽으로 놓고 흰 것은 서쪽으로 놓는다고 하는 이것도 오행원리라고 해서 자연의 섭리와 알맞은 내용으로 제사상을 차린다고 하는 이런 뜻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제사 차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하는 이런 것을 되뇌어 보는 그러한 명절이 되기를 빌고 명절이 바로 여러분들의 조상을 즐겁게 해드리고 부모님들에게 효도할수 있는 기회가 되고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화합하는 그러한 분위기 조성의 좋은 계기가 되기를 빌겠습니다. 여러분 금년 추석 더욱 즐겁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유혁 문화저널21 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