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의식을 결정한다.’ 이 말의 원조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이다. “사람이 건물을 건축하고, 나중에는 건물이 사람을 만든다.” 히틀러의 폭탄 투하로 영국 국회의사당이 파괴된 후, 1943년 구조 재건 논쟁 때 역사적 건축물 그대로 재건하길 요청하며 한 연설에서다.
처칠 주장대로 영국 의회는 U자형 좌석 배치 대신에 서로 마주 보고 토론할 수 있는 전통적 대면형 배치를 택했다. 공간이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주술·풍수가 아닌 과학이다.
컴퓨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픽사는 사옥을 지으며 자유로운 대면 접촉이 가능하도록 건물 중앙에 회의실, 카페 등의 공용 공간이 있는 만남의 광장을 설계했다. 자연스럽게 부딪치고, 소통하고 창의적 아이디어 교류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였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집무실 위치를 보면 조직문화가 보인다. 불경기에 기업을 턴어라운드시킨 모 CEO는 집무실을 가장 햇빛이 안 드는 궁벽한 구석으로 자리 잡고, 양지바른 공간을 구성원들에게 배치하는 것으로 혁신과 헌신의 의지를 증명했다.
모 경영자는 자신의 개인 집무실을 없애고, 매년 가장 집중하는 사업 분야에 자신의 책상을 둠으로써 의지를 천명하는 경우도 보았다.
제나라의 명재상 안영은 재상이 된 후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