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열쇠를 받아 청소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 이름을 어떻게 지으면 좋을까요?” “그럼 석 삼(三)자에 갖출 구(具)를 쓰면 되겠소. 삼구.” |
종합 아웃소싱 기업 1위, ‘삼구아이앤씨’는 그렇게 태어났다. 구자관(78) 책임대표사원이 50년 전 법인 설립을 위해 찾아간 대행소에서 머리 희끗한 사법서사(지금의 법무사)가 지어준 이름이 ‘삼구’다. 변변한 이름도 없이 직원 2명과 함께 남의 식당과 건물의 화장실을 청소하던 그는 50년 만에 삼구를 연 매출 2조(2022년)를 돌파하는 일류 기업으로 일궜다. 지독한 가난으로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청계천변에서 구두를 닦고, 메밀묵, 아이스케키를 팔던 소년이 맨손으로 이뤄낸 성공 신화다. 하지만 그는 늘 자신을 향한 상찬은 극구 사양한다.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모두 구성원들 덕분이지요.”
모두 직원들 덕 ‘사람중심 경영’
정직과 통합, 섬김 ‘도산 정신’
IMF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곤 회사는 늘 성장 곡선을 그렸다. 구 책임대표사원은 이 모든 걸 직원들 덕으로 돌린다. 그의 경영철학 역시 사람을 중시하자는 것이다.
“회사가 여기까지 온 건 내 능력이 아니에요. 내가 봉급을 주는 게 아니라 현장 근로자가 관리자, 관리자가 임원, 임원이 사장, 사장이 내 봉급을 주는 거지요. 제 역할은 현장 근로자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일하기 편하도록 바람을 막아주는 거죠. 그동안 청소는 직업으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천하고 보잘것없는 일로 취급받았지요. 저희가 ‘여사님’ ‘선생님’으로 부르고 명함을 드리고 정직원으로 고용하면서 산업 전반의 문화를 바꿔놓았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구 회장에겐 또 두 가지 좌우명이 있다. ‘정직’과 ‘애기애타(愛己愛他, 나를 사랑하고 남을 보살핀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이다. 개인생활과 사업 모두에서 두 가지를 가장 중시한다. 고등학교 시절 읽은 ‘사상계’를 통해 도산 안창호 선생을 배운 그는 도산아카데미가 선정한 도산경영상을 받고 지난해에는 도산아카데미 이사장을 맡았다. 도산아카데미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설립한 흥사단의 부설 기관으로 1989년 6월에 문을 열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과 사상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실천하는 일을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인 ‘동지를 믿고 속아라’라는 말을 저는 믿고 따라왔어요. 믿으면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도산 선생은 알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신뢰하는 사회 만들려면 상대에 대한 믿음 먼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속을 어겼다고 해서 상대를 탓하고 원망할 게 아니라 내가 과연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반추하는 것이 자아 성찰하는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자료출처 및 자세한 내용보기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