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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 3월호] 카네비모빌리티 정종택 대표이사

이번 달의 주인공은 차량용 전장품 제조의 글로벌 강소기업 ㈜카네비모빌리티의 정종택 대표이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바둑판의 돌을 놓는 것과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한 고민과 번뇌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리더들은 선택의 순간, 어떤 기준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그들이 고민했던 역사적 순간들을 청취함으로써 미래를 읽는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본 코너의 운영 목적이다.

 

“저 푸른 바다에서 그리던 지도를 지금은 육지에서 만들고 있지요!”


 

 Q1. 회사소개를 해달라.

카네비모빌리티는 블랙박스, 라이다(LiDAR)센서, V2X 시스템, 전기추진장비 등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자율주행 및 스마트팩토리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기업이다. 당사의 주력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 그 빛이 대상 물체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으로 거리를 측정하며, 수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체의 이동 방향과 속도까지 알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국책과제 수행을 통해 참여한 ‘V2X 통신 시스템’ 개발은 북미표준(IEEE 802.11p, 1609.x)과 유럽표준(ETSI ITS-G5)을 만족하는 단말기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애프터마켓에서 장착과 운용이 가능한 차량용 하이브리드 V2X 통신 단말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차후 노변 기지국까지 개발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인천 송도와 수원 광교에 위치한 기술연구소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로봇, 스마트팩토리, 보행자 안전 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산업용 라이다 센서와 AI, IoT, 5G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하여 스마트 도로 및 자율주행차 시장의 핵심 인프라가 될 V2X 시스템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아가고 있으며, 2024년에는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한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이러한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5년 3분기 코스닥 상장도 준비중에 있다.

Q2.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 개인 이력이 궁금하다.

전라남도 담양에서 2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부수고 만들고 연구하고 설계하는 것을 좋아했다. 장남으로서 집안도 책임지고, 연구자로서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목포해양대학교를 알게 되었다. 배를 타기 때문에 돈은 당연히 많이 벌 수 있을 것이고, 항해 중에 여러가지 통신장비의 연구설계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목포해양대학교 기관학과에 입학했다. 나중에는 여기서 ‘움직이는 물체의 실시간 감지 및 측정을 위한 LiDAR 센서 및 알고리즘 구현’으로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위의 논문 표지는 기관학과 2학년 시절 학교 교지에 기고한 글이다. ‘원자력함의 필요성’에 대해 쓴 글인데, 모교에 있는 후배가 발견하고 얼마 전 보내주었다. 타임캡슐에 넣어 둔 것을 발견한 듯한 기분도 들고, 내가 얼마나 엔지니어링에 진심이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사례인 것 같아 꺼내 보았다.

배에서 내린 건,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나서다. 가족이 생기니 마음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온 세계를 구경하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좋긴 했지만, 이 또한 가족들과 함께 있는 행복에는 비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육지로 나오기로 결심을 하고 내가 잘 아는 전기전자통신 분야의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건 1993년으로, 당시에는 자동차 제품 유통사인 대호상사를 창업했다.

그 후 2001년에는 카네비컴(Carnavicom)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차량용 전장품 개발 및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수입차를 대상으로 블랙박스, 하이패스와 같은 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에는 회사의 비전을 담아 사명을 카네비모빌리티(KANAVI MOBILITY)로 변경하고 현재 약 260명 가량의 임직원들과 함께 자동차 전장, 스마트 모빌리티, 해양 전기추진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마도로스의 꿈을 꾸며, 저 푸른 바다에서 그리던 지도를 지금은 육지에서 만들고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듯하다.

Q3.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매순간의 선택이 사업의 성패와 이어지기 때문에 셀 수 없이 많은 전환점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는 최고와 최악을 하나씩 골라 보았다.

가장 잊지 못할 최악의 경험은 첫 창업의 시절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상선회사에 취직해 4년 6개월가량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1990년 퇴사했고 1991년 차량용 에어컨필터를 개발해 창업을 했다. 밤을 새가면서 제품을 개발했고 완성차 제조사, 부품사를 상대로 영업도 했다. 당시에는 애프터 마켓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 순정 납품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둘째 아들이 어렸을 때인데, 우유 살 돈도 없었다. 2년 만에 사업을 정리했다. 당시 개발했던 에어컨필터의 특허를 내지 못했던 게 가장 잊을 수 없는 아쉬움이다.

반면, 나는 물론 우리회사의 큰 전환점을 만들어 준 사건은 최근 진행된 휴맥스오토모티브의 인수이다. 우리 회사가 자동차 부품사로 성장하려면 다양한 인증을 받아야 했고 인력충원도 필요했다. 기존사업 경쟁력을 더 키우려는 카네비모빌리티와 제조에서 서비스 중심기업으로 전환하려는 휴맥스그룹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휴맥스오토모티브는 우리와 달리 차량용 전자·전장부품 소프트웨어(SW) 개발 프로세스 국제표준인 ‘에이스파이스(ASPICE)’,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부설 소프트웨어공학연구소(SEI)에서 개발한 SW 및 시스템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능력평가 모델인 CMMI 등의 인증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직접 완성차 제조사의 요구조건을 갖추려면 3~4년의 시간과 300억~400억원 투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고민한 끝에 22년 7월 인수를 결정했고, 지금은 기대이상의 아웃풋을 내고 있다.

Q4. 지금까지의 업적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경영활동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라이다와 V2X와 같은 첨단기술의 개발이 단순한 선행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상용화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기술장벽이 많았다. 특히나 이 기술들은 글로벌 기업들도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카네비모빌리티가 시작한다고 했을 때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용 SW솔루션 개발경험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휴맥스오토모티브를 인수 및 합병하였고, 이를 통해 당사의 개발품질 및 제조품질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다.

또한 휴맥스오토모티브가 원래 가지고 있던 고객사를 흡수한 데 더해 해외사업의 확장과 고객사 유치에 힘쓴 결과 합병 후 약 2년만에 1조원이 넘는 수주매출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처음엔 많은 우려와 반대에 부딪혔던 인수 합병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회사가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었으니 이것이 가장 성공적인 경영활동이 아니었나 싶다.

또 하나가 있다. 앞서 기술한 우리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 서울시의 ‘한강버스’이다. 한강버스는 서울특별시가 도입한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수단으로, 2025년 3월 정식 운항을 시작하여, 여의도, 뚝섬, 잠실 등 7개의 선착장을 오가며 시민들의 출퇴근과 관광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작년 2척이 건조되었고, 올해 6척이 추가 건조될 예정이다. 한강버스 내부에서 움직이는 모든 전장품이 우리가 만들어서 납품한 것이다. 보면 볼수록 긍지를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한강버스를 뒤로하고 오세훈 시장으로부터의 감사패: 그 날은 장기간의 해외출장으로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경남 사천으로 달려갔다. 이유는 단 하나, 내 자식 같은 한강버스가 보고 싶어서 였다.)

Q5. 사람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단 사람에 대해 판단을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늘 조심하는 편이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려 노력한다.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할 때 우리 마음 속에는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경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내가 고수해온 가치관, 신념이 흔들리지 않고 나의 세계가 견고하고 안전하게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 말이다. 이러한 경향이 강해질 수록 그 사람의 세계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려면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나 생각과 반대되는 주장이 나왔을 때, 그에 대해 경쟁과 대립구도로 가는 게 아니라, 건강한 논쟁과 발전을 위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대의 생각 중에도 좋은 의견이 있고, 내 생각 중에도 좋은 의견이 있다. 반대로 각자의 관점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서로 좋은 부분을 합쳐 최선의 안을 도출하고 오류는 서로 보완하는 것, 양보와 협력, 합의를 도출해가는 과정이 사람과 사람 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6. CEO의 가장 중요한 마인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우리의 사명인 카네비모빌리티에 들어 있는 ‘Mobility’가 가지고 있는 유연성, 유동성, 기동성을 나는 한 시도 잊은 적이 없다. 이에 근거하여 평소의 신념을 잠시 말씀 드려보고자 한다. CEO는,

첫째, 새로운 트렌드나 기술, 산업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수용력을 자녀야 하고

둘째, CEO와 조직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조직구조를 지향해야 하며

셋째, 최종 결정권자로서 누구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넷째, 회사가 성장할 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카네비모빌리티도 국내 모빌리티 산업발전과 기술력 향상,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연구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 나갈 것이다. 이는 내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만난이: 신경수 박사(지속성장연구소 소장/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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