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쇼샤르 박사 초청 ‘노화방지를 위한 심포지엄’ 개최
장윤선 기자 [email protected]
노년의 성과 사랑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의 시사회에 참석한 60∼70대 노인들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아유∼ 저 노인네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저게 뭐여. 정말 민망하구먼.”
“내가 올해 칠십이오. 그런데, 나는 저렇게 안 살아. 뭐 다 늙어 가지고 저러고 있어.”
“자식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어요. 난 저런 영화 틀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런데. 정말 노인들의 성생활은 망측한 일일까.
▲ ‘노화방지의 세계적 권위자’ 클로드 쇼샤르 프랑스 라 클리닉 드 파리 원장.
ⓒ2003 장윤선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은 오늘(23일) 오전 7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노화방지의 세계적 권위자’ 클로드 쇼샤르 프랑스 라 클리닉 드 파리 원장을 초청해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클로드 쇼샤르 원장은 “2025년이 되면 60세 이상의 인구가 급증할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는 65세 나이의 사람들도 ‘젊은이’ 축에 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헬스케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이 1.5배 정도 더 질병에 대한 조기진단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 쇼샤르 원장은 “남성갱년기와 여성 폐경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며 “성기능 저하, 심장질환이 공통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들의 경우, 특히 갱년기에 전립선암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충고했다.
쇼샤르 원장은 “최근 프랑스에서는 60% 이상의 노인들이 호르몬치료를 받고 있고, 특히 개인별로 어울리는 맞춤치료를 통해 ‘더 건강하고 오래 사는 법’을 관리하고 있다”며 “노화방지치료를 하면 20년 이상의 생명을 연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쇼샤르 원장의 강의가 끝난 뒤 청중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 그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 쇼샤르 원장은 건강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만큼 궁금한 점이 있는데, 아침, 점심, 저녁을 주로 어떤 메뉴로 하는지 얘기해달라.
“생선을 주로 많이 먹는다. 그밖에는 과일이나 채소를 즐기며, 가끔 와인을 한잔씩 한다.”
– 다들 점잖아서 말 안하는 모양인데, 솔직히 묻고 싶은 게 있다. 60-70대 사람들의 부부생활에 대해 코멘트해달라. 그게 제일 중요한 문제다.
“50~60세 사이의 남녀는 일주일에 2번 정도 부부생활을 하는 게 좋다. 또 60대 이상은 2주에 한번, 70세 이상은 10일에 한번은 꼭 부부생활을 해야한다. 그게 건강에 좋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호르몬치료로 남성호르몬이 활발해진 70대 남자들이 성병에 걸리는 게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70대 이상에도 부부생활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 부부생활을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굉장히 좋은 화학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5년 사이에 의학이 발달해 부부생활이 없던 사람들도 가능해지고 있다.”
▲ 인간개발연구원 산하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는 오늘 아침 7시 “노화방지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003 장윤선
– 최근 한 학술자료에 따르면, 혈액형에 따라 음식 알레르기 반응이 각기 달리 일어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에 대한 소견을 듣고싶다.
“일단 좋은 영양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는 단 음식을 피하는 게 좋겠고, 또 하나는 물을 많이 마시고, 차를 많이 마시는 게 좋다. 또 올리브오일을 매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좌중 웃음)”
– 동양에는 사상학이라는 동양의학이 있다. 혹시 이런 동양의학을 연구한 바 있는지, 또 고혈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는데, 한국사람들은 고혈음식을 많이 먹는다. 특히 한국사람들이 즐겨 찾는 곰탕이나 설렁탕 같은 메뉴는 밤새 끓여 먹는 것이다. 이런 것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
“동양의학이나 서양의학 둘 다 믿는 편이다. ‘프랑스 라 클리닉 드 파리’ 연구소는 중국에도 있다. 그러나 동양의학은 아직 경험을 기초로 하고, 양의는 과학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동양의학에 대한 충분한 자료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각각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당뇨 위험이 있으면 당을 절제하라고 권하거나 혹은 당이 필요할 때, 그때는 당을 먹으라고 권하는 것 뭐 이런 것처럼 한명 한명의 환자마다 각각에 따른 처방이 있고, 모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또, 고혈음식을 피하라는 건 단기간에 높은 열로 가열한 음식은 몸에 안 좋고, 특히 튀긴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는 의미의 말이다. 오랜 시간동안 서서히 익힌 음식은 괜찮다. 또 탄 고기는 탄 부위를 떼어놓고 먹는 게 좋고, 두꺼운 프라이팬에 달궈 구운 고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쇼샤르 원장은 본디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데 그 비결이 뭔지 알려줄 수 있는가. 또 육체를 잘 관리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봉사나 나눔 같은 정신적인 것에서도 건강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긍정적인 사고, 굉장히 중요하다. 뇌와 우리 몸은 일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 같이 잘 관리해야 하고, ‘유지 보수’도 잘 해줘야 한다. 몸은 스스로 건강할 때 잘 관리하라는 말이 정말 옳다. 이렇게 되면 혹시 평균적으로 20년씩 더 살게 되고, 그 뒤 더 과학이 발달하면 40년 정도 더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웃음) 세상은 변하고 있고, 과학은 발달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 살게 될 것이다.”
– 늙어가면서 가장 괴로운 문제 중 하나가 수면문제다. 자기 전에 운동도 해보고, 별 일을 다 해봐도 잠이 점점 줄어든다. 어떤 좋은 방법이 있는지 알려달라.
“아마 수면 중에 코를 골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를 골면 자꾸 깨고, 수면에 방해가 된다. 아마도 레이저수술로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아마도 이 치료를 받은 뒤 내년에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때는 아마 어떻게 하면 잠을 줄일 수 있을지 물어보게 될 것이다.(웃음)”
발제와 청중 질의응답이 끝나자 조순 인간개발연구원 명예회장(전 서울시장)은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들은 오래 살아야하고, 건강을 유지해야할 사회적 의무도 있다. 오래 살지 못하면, 업적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쇼샤르 박사가 우리에게 던진 가장 중요한 교훈은 호르몬치료로 본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사회의 호르몬도 바꿔 좀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 아닐까 한다”며 마무리 발언을 했다.
2003/10/23 오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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