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회원친선의 날’
박정자의 19 & 그리고 80 —- 연극 함께 보는 날
이번 2월 27일, 2004년 첫 번째 ‘회원친선의 날’ 행사는 2월 12일 강연을 해주실 연극배우 박정자 선생님과의 협의로 우리 회원들만의 단독 관람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연극이 끝난 후에는 우리 회원들과 출연배우들과의 간단한 티파티와 기념사진촬영 등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20% 할인된 가격으로 모시오니 사모님, 자녀분 또는 주변의 벗들과 나누는 문화이벤트를 마련해 보시기 바랍니다.
– 아 래 –
♠ 작품명 : 19 & 그리고 80
♠ 일 시 : 2004년 2월 27일(금) 오후 7시30분 (가족동반가능)
♠ 장 소 :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Tel:765-5476)
♠ 입장권 : R석 32000원 S석 24000원 (20% 할인전엔 R석 4만원 S석 3만원 )
♠ 출 연 : 박정자, 박웅, 손봉숙, 최홍일, 김영민, 송희정
♠ 원 작 : 콜린 히긴스(Colin Higins)
♠ 신 청 : 임성미 02-2203-3500 내선100
♠ 마 감 : 2월 13일(금)까지 참가비 입금 후 신청서 송부
♠ 참가비입금 : 우리은행 132-055539-13-502 (사)한국인간개발연구원
[연극 ’19 그리고 80′]
“80세 노파와 19세 청년이 사랑을 한다고?”
삶에 싫증난 우울증 청년
80세 때 죽기로 한 노인
[조선일보 박돈규 기자] ‘19 그리고 80’(한태숙 연출)은 사는 데 싫증난 청년과 죽음을 준비하는 할머니의 만남과 사랑을 따라간다. 둘을 이어주는 공간은 장례식장이다. 하지만 청년 해롤드가 장례식장에서 삶의 종말을 볼 때, 할머니 모드는 삶의 시작을 본다. 둘의 사랑이 어떻게 가능할까? 캐릭터와 대사를 통해 이 연극을 훑어본다.
◆ 해롤드(19)
김영민이 맡은 해롤드는 정신과의사로부터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친구 하나 없이 쓰레기 하치장이나 폐차장을 어슬렁거리고, 걸핏하면 자살을 시도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아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수다스러운 어머니는 이제 해롤드가 유서를 써도 눈도 꿈쩍하지 않을 만큼 죽음에도 둔감해졌다. 비관적이지만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같이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할 만큼 정에 굶주린 청년 해롤드. 그는 또 다른 시작과 잉태를 의미하는 결혼에도 관심이 없다. 자신을 가꾸기는커녕 학대하는 그에게 모드는 “꽃이 다 다른 것처럼 너도 다른 사람도 다 특별하다”고 말한다.
◆ 모드(80)
“혹시 떨어진 땅콩 봤수?” 장례식장에서 해롤드를 처음 만난 모드, 즉 박정자가 해롤드에게 던지는 말이다. 80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나무를 옮겨 심는 그에게 시작은 끝이고 끝은 시작이다. “세상에 진정한 임자가 어디 있냐”고 말하며 남의 물건들을 가져다 쓰는 모드. 품고 사는 좌우명은 ‘매일 새로운 걸 해보자’다. 그는 80세 생일날 죽기로 마음먹은 상태지만, 이를 알 길 없는 해롤드는 “자기 이야기를 좀 들려줄래” 하며 다가오는 모드에게 점점 마음이 끌린다. 모드는 해가 지평선에 떨어질 때 번지는 노을을 보며 말한다. “난 아름다움을 보고 울어. 그건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야.”
◆ 19 그리고 80
이제 시작일 뿐인데 자꾸만 끝을 동경하는 해롤드와 끝에서도 시작을 준비하는 모드의 캐릭터가 선명해 무대엔 활기가 넘친다. “내 나이 80이 될 때까지 상대역을 바꿔가며 이 작품을 하겠다”고 선언한 박정자는 쭈글쭈글한 할머니의 가면을 쓰고서도 고무줄을 잡아당겼다 툭 풀어놓는 것 같은 독특한 화법으로 깜찍함을 더한다. 하지만 이 연극의 가장 큰 수확은 김영민이다. 우울과 자포자기, 반항으로 뒤범벅된 해롤드로부터 출발해 쾌활하고 낭만적인 해롤드로 길게 몸을 던져야 하는 그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캐릭터를 살려냈다. 박웅·손봉숙의 연기가 극을 잘 받친 ‘19 그리고 80’이 던지는 메시지는 모드의 이 대사 안에 있다. “세상의 슬픔은 인간인 줄 알면서 기계로 대접받고 싶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