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이 경쟁력이다”
두상달·김영숙(한국가정문화원 이사장·원장)
“칠전팔기(七顚八起)에서 이름을 따온 팔기회(八起會)라는 이색적인 단체가 있다. 그런데 부도를 당한 뒤 재기를 모색하는 기업인들의 모임인 이 단체가 부도의 원인을 분석해 보니 그 출발점에는 공통적으로 가정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밤새워 일하며 많은 이윤을 남겼지만 가정이 파탄 나는 바람에 결국 기업도 무너지고 말았다는 한 기업인의 아픈 고백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지난 7월 29일 소공동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조찬특강의 공동강사로 나선 두상달·김영숙 부부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사회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가정문화원의 이사장과 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두 사람은 ‘행복한 가정’과 ‘불행한 가정’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으로 말문을 이었다.
“불행한 가정은 부부가 서로를 ‘틀리다’고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서로 다른 성격이나 습관 때문에 많은 갈등을 빚었던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 보라. 시골에서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남편과 서울에서 4남매의 장녀로 태어난 내가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결혼 전의 장점이 결혼 후의 단점으로 바뀌는 것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우리는 발상을 전환했다. 실제로 ‘틀리다’를 ‘다르다’로 인식하면서 많은 갈등이 해결되기 시작했다.”(아내 김영숙)
“남녀가 섹스를 할 때 난자를 향해 달려가는 정자는 3∼5억 마리라고 한다. 물론 그 중에서 오직 한 마리만이 난자의 의해 엄격한 ‘유전자 분석’ 절차를 밟은 후 선택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난자의 점지(點指)를 받을 수 있는 그 ‘행운의 정자’는 도대체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 가장 빠른 것? 가장 강한 것? 그러나 그것만이 조건의 전부는 아니다. 가장 필요한 조건은 ‘난자와 가장 차이가 많은 정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부가 ‘다르다’는 것은 축복이다.”(남편 두상달)
이어서 두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실천 전략’을, 마치 종교 간증이라도 하듯이, 자신들의 생생한 체험 고백을 통해 설명했다. 그들의 고백을 명제로 만들면 “싸우며 삽시다” “표현하며 삽시다” “웃으며 삽시다”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成功)을 하려면 성공(性功)을 해라”는 이색적인 명제도 눈길을 끌었다. ‘육체 지향’과 ‘시각 지향’인 남자와 ‘관계 지향’과 ‘청각 지향’인 여자가 서로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부부간의 사랑에도 ‘기술’과 ‘똘레랑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부부에게 있어서 진정한 사랑이란 자신의 방식만 고집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방식을 이해하고 그 방식대로 살아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특히 남성의 각성이 요구되는데, ‘산업화 과정을 통해 일궈낸 한국의 경제발전은 여성의 고독을 먹고 자랐다’는 지적을 아프게 새겨야 한다. 대화경색증(對話梗塞症)에서 벗어나 아내에게 ‘여보, 사랑해’라고 부드럽게 말해줄 수 있는 남편이 되자. 아내의 노력도 필요하다. 웃음이 쌓이면 행복도 쌓이는 것처럼 얼굴이 마주칠 때마다 웃는 훈련을 하자. 행복한 가정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원천이자 경쟁력이다.”
한편 앞으로 8월 한달 동안 진행될 조찬강연 일정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8월 5일: 푸틴정부 출범이후 러시아 경제성장과 한·러경제협력의 새 과제(테이무라스 라미슈빌리 주한 러시아 대사)
△8월 12일: 초경쟁력 시대의 기술개발과 CEO의 리더십 문제(손욱 삼성인력개발원 원장)
△8월 19일: 도요타의 무분규 40년 경영신화와 렉서스, 하이브리드카 이야기(오기소 이치로 한국도요타자동차 사장)
△8월 26일: 참여정부의 보건복지 정책과 웰빙시대의 건강관리(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지환 기자 ssal@ngo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