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발사업을 하시게 된 동기는?
당시 가발회사가 공무원 월급의 3-4배는 되는 성장산업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후 가발회사에 입사하여 디자인업무를 했다. 평생 패션사업에 종사를 했고 그 고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기위해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살았다. 밤을 새면서 일하고 하루를 꼬박가야 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환영의 세레모니를 받을 때마다 일한 보람이 거기에 있었다. 2011년 무역 1조 달러 달성 특별유공자 표창을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과 나란히 수상했다, 업게 26위 화사가 업계 1위가 되었다.
그런 행복함으로 정말 쉬지 않고 일했고, 심지어는 결혼식 당일도 오전에 일하다가 뛰어가서 식을 올렸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있었는지 동생들 주름치마를 재봉틀로 만들어주기도 했고, 지금 입은 셔츠도 깃을 떼어내고 최신패션에 맞게 리폼을 한 옷이다.
노력한다고 다 되지않기에 소질이 있어야 하고, 본인과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알찬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Q 사업을 할 때 마음의 자세는?
회사사훈이 시작할 때 마음으로 웃으면서 일하자..이다. 동질적 가치와 보완적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부부가 결혼할 때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찾아 덕을 보려고 하니 힘들다. 동질적 가치로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나를 보완하는 가치로 누군가를 찾지마라. 결혼도 사업도 결국 동업과 같은 것이지 않는가.
사업을 시작하면 금융거래가 중요하다. 은행이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평생 돈한번 빌려쓰지 않고 살다가 막판에 정말 힘들어서 오는 사람이다. 못 갚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두 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거래를 트고 신용을 쌓아가면 좋다. 은행도 결국은 길들이는 것이다. 한군데 올인하다가 금융리스크가 생길 수 있기에 꼭 대안이 있는 것이 좋다.
Q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은?
생각한다고 나오는 것은 아니고 만들 때는 그것에 몰두하고, 골치가 아프면 오히려 외부로 나가서 많은 것을 보고 술도 먹으면서 머리를 식혔다.
백인 일색의 가발시장이 점점 자연주의 성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가발산업도 큰 타격이 왔다. 적자가 나는 기업들도 늘어났지만 나는 거의 가발을 사용안하던 흑인시장을 주목했다. 머리가 태생적으로 곱슬머리라 길어도 관리할수 없는 모발을 극복할수 있도록 가발을 제작해주었다. 날개돋힌 듯 가발을 팔려나갔다. 저성장 가발산업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이 개척된 것이다. 잘팔인다고 대강 디자인하지 않았고 계속 고객들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나갔고 정확하게 전략이 맞아들어서 전세게 흑인들에게 코리아나의 가발로 한국을 알릴수 있었다.
제품에 대한 디테일은 정말 중요하다. 패션회사들이 디자인을 자주 바꾸는데 소재개발이 안 되는 회사들이 있다.
고객은 소재를 많이 본다.흑인들의 패션가발에서 물에 젖은 듯 하면서도 빗질이 되는 물질 개발을 위해 6개월이 걸렸다. 그게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무스와 젤의 최초 제품이었다. 비슷해 보이지만 차별이 확실한 우리 제품은 대리점들이 서로 제품을 받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 불량품에 대한 집요한 노력으로 섬세한 눈매가 키워진 모양이다. 가끔 쇼핑을 가서도 하자제품이 내손에 딱 걸리니 판매원들이 깜짝 놀랜다.
제품을 수없이 만들어도 고객에게는 자신이 구매한 것 하나다.
Q 나이마다의 중요한 가치, 저희같은 40-50대 무엇을 가치로 두어야할까요?
사실 그런 생각도 못하고 일을 했다. 수출사업 이다보니 거의 국내에만 체류하는 시간이 짧은데 해외에 다니다보니 옷이 사계절로 나뉘어 있다. 누가 대신 싸줄수가 없다보니 옷도 직접 싸고 대신 출장가방을 싸주는 일은 없다. 가족끼리 여행을 가도 각자 짐은 각자 싸고 각자 부치고 챙기게 한다. 다른 남자들이 해주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지만 각자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우리집의 가풍이다. 애들이든 어른이든 스스로 하고 못하는 부분만 도와주자는 주의이다.
내가 못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없는 일은 빨리 결정하고, 결정했으면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직원들의 경우도 알아서 하는 사람이 있고 시켜야만 하는 사람이 있는데 리더는 포지션 배치를 잘해서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시간은 엄청 들어가지만 알맹이가 없고 결과가 없는 직원이 있다. 잘한 사람과 못한 사람을 같은 급여를 주면 안 된다. 과정보다도 결과를 보고 업무를 확대시키거나 노력해서 효과를 내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다니던 기업에서 30대 초반이었지만 일잘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주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회사는 고숙련자들이 빠져나갈까봐 노심초사했다. 더욱이 가발산업이 안좋아진 시기여서 회사도 어려웠다. 그러나 기존급여를 전혀 건드리지않고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갈수 있도록 하여 생산성이 최대치가 되었다. 회사도 경영수익률이 높아지고 직원들도 열심히 한 친구들을 챙겨줄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혁신이 되었다. 항상 모든 일을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다.
Q 에너자이저처럼 보이는 회장님께도 힘든 시기가 있었을텐데 나를 일으키는 방법은?
사업을 할 때 외부에서 나를 알아주니 두려움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은 불안함이 있었겠지만 내가 물건을 만들면 팔아줄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보니 행운아처럼 두려움없는 창업을 하게 되었다.
이후 중국진출 18년 공장을 운영하고 3000여명 종업원이 있었다. 노사분규가 대거 일어나고, 처음에는 다 괜찮다고 했던 정부가 변호사와 함께 세금을 어마하게 소급해서 적용하는데 수백억을 내고 나면 도산할 지경이었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가운데 결단을 내리고 중국인 임원에게 기업을 절반이상을 넘겨주었다. 당신이 주인이 되어 해결하라는 의미였는데 한국인으로는 넘어가지 못하던 일을 중국인들끼리는 꽌시라는게 있어 그 위험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공장을 짓고 운영하고 운영책임자들의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생산성이 떨어질 때 공장을 철수한다는 과감한 결정을 빠른 시일에 내렸다. 아무리 투자한 것이 많아도 미래를 보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Q 회장님의 직원 훈련법은?
현장의 직원들에게 “잘못 알고 있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낫다”라고 이야기한다.
정확하게 알고 행동하라. 잘못알고 반대로 가면 너무 돌아야 한다. 행동에 옮길 때는 심사숙고해야 하지만, 잘 못 아는 사람들이 열심히 하면 정말 큰일이 난다. 제조업에서 열심히 잘 못 만들면 원료도 손상이 된다. 잘못알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렵다. 모르면 바로 물어봐야 한다. 직장생활에서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가능하면 누구를 설득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상대방이 선택하도록 하라고 한다. 근로자나 일반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상대방이 선택하도록 해주어라. 아니라는 것을 설득한다면 좋은 관계가 되기 어렵다. 그리고 적어도 임원이라면 최소한의 퍼센트라도 그 사람들의 의사결정 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두어야 한다. 혼자서 맘대로 할거라면 임원이 왜 필요겠는가.
Q 회장님의 삶을 성공하신 삶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성공한 삶이라면 그 원천과 비결은?
성공은 사실 끝이 없다. 주변에 훌륭한 사람도 많고 사업에 성공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내 능력에 비해서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능력 있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남에게 모질게 해서 기피하는 사람이 생기면 안 된다. 능력있는 한 모든 사람에게 잘하면 좋다.
남들이 나에게 금전적으로 피해를 준 사람이 많은데 손꼽아보니 200억이 넘는다. 아직도 만나서 식사를 하는 사이로 남아있다. 본인이 속인 것이 아니고 능력이 안 되서 못 갚은 것인데, 그 과정 속에서 “그렇게 원인을 제공한 나의 책임이 먼저 있다고 생각한다.
빌려줄 때는 친한 친구 친척 거래처들을 믿고 해준 것인데, 내가 그것으로 거지가 된 것이 아니라 살아갈 수 있다면 감당하면 된다. 빌려가서 갚은 사람에겐 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갚은 사람은 고마워서 밥을 사고 못갚은 사람은 안스러워서 밥을 산다. 와이프도 이런 일들을 알아도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재벌이 부러울 필요없다. 골프만 쳐도 구설수에 오르는 정치인도 부럽지 않다. 이런 정도에 만족하고 세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Q 2인자로서 창업을 하셨을 때와 직원들이 창업을 한 경우 관계가 어떠셨는지요?
기본적으로 창업을 하면서 기존회사에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 숙련공을 빼오거나 도덕적으로 피해를 주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고 모기업과는 다른 시장을 모색했다.
내가 창업한 이후로 직원들이 창업하는 경우에도 도와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창업하기 전에는 잘할 것 같으나 실제로 해보면 능력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직원들에게 물건을 대주다가 못받은 경우도 있지만 나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성장과 함께해야 한다. 혼자 잘살려고 하지는 않았다.
Q 건강유지의 비결은 ?
이렇게 일을 많이하고 바이어 접대로 술도 많이 먹었는데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행운이다. 건강은 타고난 부분이 있지만 나의 경우는 아픈 경우 좀 여유롭게 약을 조제해서 충분히 먹는다. 주변에도 증상이 없어서 나중에 큰 병이 되어 내 또래들이 하늘나라로 간 사람도 많다. 10년 전부터 가족주치의가 3개월마다 검진하고 챙기고 있다.
Q 남은 인생의 남은 숙제는?
매년 홍수가 나면 둑에서 매번 터지는 곳이 있다. 공무원들은 둑이 터질 때마다 막기 바쁘다. 그러나 같은 곳이 자꾸 터지는 것은 그곳이 물줄기라서 그런 것이다. 그걸 놔두고 차라리 길을 만들면 물이 자연스레 흘러간다. 인생도 마찬가지고 사업도 마찬가지다.
흐르는 세상에 살려면, 타인의 삶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마라. 내 삶을 살아야 한다. 내 삶이 흐르는 대로 두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다. 자연적인 것을 인위적으로 바꾸고, 물길을 억지로 틀어 내가 원하는 대로 돌려놓으면 결국에는 둑이 터지고 만다. 자연의 이치, 흐르는 물길이 자연스레 흘러가듯, 새로운 바꾸고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제18회 멘티>
김성은 센트럴팜 대표이사
이상현 링코인터내셔날 대표이사
심윤보 아띠글로벌 대표이사
정세우 THE CSR 대표이사
김태훈 아바 대표이사
노진화 벨류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장소영 인간개발연구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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