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옥 CMI 연구소 대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자기계발 및 커리어 컨설턴트다. 온ㆍ오프라인 언론매체를 통해 여성커리어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2003년‘성공하는 여성의 자기경영노트’에서부터 가장 최근에 ‘오래 뜨겁게 일한다’까지 40여권에 달하는 서적을 꾸준히 집필해오고 있다.
현재는 CMI 연구소 대표 및 한국경제신문 HiCEO 기획의원으로 직장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직업설계, 역량강화, 리더십, 퍼스널브랜드전략 등을 주제로 연구, 집필, 강연, 방송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압구정동 어느 한정식 집에서 만난 전대표는 ‘이런 선배가 회사에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떠나지 않게 했다.
“여자들은 분명 남자보다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어 나갈 줄 알죠. 또 감정적인 이해심이 많기 때문에 상대의 기분을 이해하고 마음을 얻어내는 것도 남자보다 수월한 면이 많아요. 하지만 직장에서 만난 여자들은 그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조직 내에서 일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힘이 돼 주는게 제 일입니다”
전 대표가 조직에서 일하는 여자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걸어온 길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첫 직장은 출판사였다.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을 앞두고 한 출판사에서 제작실습을 하다가 눈에 띄어 단기간에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작은 출판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대기업 사보기자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1991년부터 대우중공업 사보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전국의 공사현장을 찾아다니며 중장비 기사들을 만났다.
“취재하면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아주 컸어요. 또 주로 공사현장이 지방에 있다보니 전국을 안 가본 곳 없이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죠. 사보팀에 있으면서도 다양한 코너를 신설해서 좀 더 나은 사보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을 벌이는게 체질인 그녀의 능력은 곧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게 됐다. 1998년 한국사보대상 편집상, 1999년 한국사보대상 기획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으며, 200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사보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보관련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녀가 여성 커리어 컨설턴트로 뛰어든 것은 2001년의 일이다. 당시 성주인터내셔널의 김성주 사장이 운영하는 커리어우먼을 위한 포털, 아이윌비닷컴(iwillb.com)에 고정 칼럼을 연재하면서 2막이 오른 것이다. 이 사이트에 연재한 칼럼을 모아 2003년부터는‘성공하는 여성의 자기경영노트’,‘강하고 부드러운 21C형 여성리더십’,‘성공하는 여자에겐 이유가 있다’등 5년만에 여성 커리어 관련 서적 스무권을 펴냈다. 그리고 2005년 CMI 연구소를 설립,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연구소 설립 이후 7년여, 그녀는 더 바쁘게 뛰었다. 그녀는 평균 주 3일을 강연으로 뛰어다니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상담과 컨설팅을 한다. 빠듯한 시간을 더 쪼개 최근에는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을 마쳤다.
“컨설턴트와 학생으로 살기에도 일정이 벅차지만 보다 나은 강연을 위해 연극을 배웠어요. 복식호흡이나 발성법을 배우기에는 연극보다 좋은게 없다고 하더군요. 2년여간 배워서 작년에는 공연도 한 작품 올렸어요. 최근에는 대학원 과정 때문에 소홀했는데 다시 연극무대로 가야죠”
최근 그녀는 ‘나’라는 브랜드, 자신감, 가치, 인맥이라는 가치를 주제로 직장에 다니는 여성에 포커스를 맞춰서 이야기하는 책『오래 뜨겁게 일한다』를 펴냈다. 전 대표는 이 책을 통해서 회사생활에 만족하지도 못하면서 변화를 꿈꾸기는 두려워하는 여자들을 위해 선배의 입장에서 차분하게 조언하고 있다.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서른의 여자, 가정과 일 사이에서 기우뚱하는 워킹맘을 위해 그녀는 7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여성들을 움직이는 7개의 키워드 ‘목마름, 타오름, 닦음, 이음, 튐, 드러냄, 다스림’을 가지고 잘 나가는 여성들의 7가지 근성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는 것. 뜨겁게 오래 일하는 프로의 자세 세팅법, 소통과 표현의 기술, 직장 내 인간관계의 노하우, 비전 설계와 자기관리 등 직장에서 전문적 역량을 인정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여성들의 고민을 충분히 참작해 필요한 조언들을 세심하게 담았다.
“여자들은 흔히 유리천장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생각 때문에 처음부터 성공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성별을 떠나서 대기업 임원이 되는 건 0.8%의 확률이라고 해요. 단지 여자는 그 수가 더 적기때문에 어렵게 보일 뿐이죠.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고 여자가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하면 여자 CEO 되지 말란법도 없지 않을까요?”
전 대표는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름하여 ‘여자 연구소’.각계에서 종사하는 커리어우먼 25인이 모인 이 연구소는 ‘비즈니스 커리어 우먼 25년사’연구를 시작으로 여성 자기계발을 돕는 획기적인 일을 꾸미고 있다. “여자 연구소를 시작으로 10년 뒤 일하고 싶은 여자들, 일하고 있는 여자들을 돕는 비영리 기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커리어를 가지고 싶은데 자신감도 돈도 ‘빽’도 없는 여성들을 커리어와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제가 글을 쓰고 강연하고 상담했던 모든 일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평균 수면시간 4시간. 어제는 제주도, 오늘은 천안에서 강연을 하고 새벽까지 칼럼을 쓰는 전미옥 대표.
그녀는 말이 아닌 자신의 삶과 행동으로 강연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녀가 불러일으킬 새로운 여풍(女風)이 오래도록 뜨겁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