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 / 매일경제
‘나와 똑같은 복제인간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물리학적인 측면에서 생명현상을 이해해야 하나’
생명윤리와 관련해 과학계와 시민.종교 단체간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인간.과학.철학 등의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전문가 토론회가 열려 관심을 끈다.창립 27주년을 맞은 인간개발연구원(원장 장만기)이 매일경제신문의 후원으로 ’21세기 인류사회와 생명윤리’라는 주제로 최근 개최됐다.
<찬성> “생명공학 기술이 미래산업 중심역할”
이대실 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생명현상를 탐구하는 생학(生學)은 가설적인 개념에서 시작해 이제 생체기능을 분자수준으로 설명하기에 이르렀다”며 “특히 생명공학기술은 점차 미래산업의 중심역할을 맡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나아가 인간과 생물의 유전체인 지놈을 연구대상으로 삼으면서 생물의 청사진을 갖게 됐으며 이런 줄기찬 발전은 머지않아 마감되는석유화학산업의 자리에 바이오산업이 들어설 수도 있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이런 바이오산업의 비약적 발전은 자연현상을 탐구하는 과학자의 숭고한탐구정신과 함께 앞으로 도래할 지구환경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사전 대비책을 강구하려는 인간 노력의 연장선상에 가능했다는 것이 이 박사의설명.
이 박사는 그러나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려는 관계를 넘어서 자연의 무분별한 활용으로 이어져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균형을 깸으로써 자연으로 부터 반격을 받는 형국이 됐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이 박사는 자연과 생명의 신비에 대한 도전은 인류가 지구상에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이의 조화를 위해 인성과 자연의 대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반대> 생명조작 속도 빠르면 치명적인 교란 야기
장회익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유전공학적 생명조작 문제와 관련, 중요한 것은 속도의 문제”라며 “진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치명적인 교란을야기시킬 수 있고 나아가 회복불능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자물리학과 현대 물리학의 근간으로 인간의 삶과 생명이론을 정립해국내에서 화제를 끌었던 장 교수는 이날 “앞으로 유전자 조작에 의해 인간이 태어날 경우 이들에 대한 대우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도 문제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다만 생명 조작적 존재의 출현을 반대하기 보다는 이런 위험스런 장난이 초래할 생명적 생리의 교란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정 충남대 유학연구소 박사는 “21세기의 문턱을 넘어선 인류는 총체적인 생명 위기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인간 욕망 충족을 위한 무자비한 자연생태계 파괴는 오히려 인간의 생존 기반을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 박사는 “특히 최첨단의 인간 복제 기술은 인간 생명을 하나의 상업적인 도구와 수단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강조했다.
장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