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시험에 국사…조례땐 애국가 4절까지 제창
‘국사 시험에서 애국가 4절까지….’
이철우(64) 롯데백화점 사장의 끊임없는 ‘역사사랑(?)’이 유통업계에 잔잔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2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 사장은 올해 초 대표이사를 맡은 직후 가진 첫날 조례에서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들에게 공착석 씨가 쓴 ‘한국상인(연타발에서 개성상인으로)’을 완독하라고 특별 지시했다.
롯데마트에서 롯데백화점 CEO로 옷을 갈아입은 이 사장이 이 같은 뜻밖의 지시를 내린 것은 ‘우리의 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글로벌화를 역설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취지에서다. 이 사장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롯데그룹에선 보기 드물게 진보적 성향을 띤 전문경영인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그는 롯데마트 수장 시절인 지난 2005년엔 과장 이상 간부사원 승진시험에 국사 과목을 추가했고 이 시험은 2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계속 치러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지난 2005년 1월 오픈한 양주점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한 것을 필두로 전국 롯데마트 점포 앞에 태극기를 내걸도록 조치했다.
특히 롯데마트 월드점 정문 앞에 걸려 있는 태극기(가로 13.5m×세로 9m)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첨탑에 있는 태극기(가로 18m×세로 12m)에 이어 국내 2번째로 큰 사이즈다.
이 사장은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례(?)에선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따라 부르게 했다. 이 사장은 이와 관련, “내 역사를 알아야 상대방을 알게 되고, 이것이 호혜와 평등의 사상을 심어주는 출발점”이라며 “글로벌화는 외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큼 남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도 “이 사장은 문화와 역사에 정통한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최고경영자”라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