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명지대 석좌교수가 된 조순(趙淳.74)씨.
그는 한때 우리 정치를 바르게 이끌 사람이라는 주위의 기대와 흰 눈썹 때문에 ‘포청천”산신령’으로 불렸다.
그런 그가 원래의 바닥인 강단에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趙교수가 부정기적으로 강의할 ‘부국론’은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그는 “우리 사회가 평화롭게 잘 살기 위한 조건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국정 현장의 경험을 나름대로 이론화하겠다는 것이다.
“사람을 중심으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치 지도자.국민, 그리고 사회제도의 질과 능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도 그는 경제사상연구회(회장 좌승희)에 매주 참석해 제자들과 토론을 벌인다.
예전처럼 관악산 등반을 마다하지 않고 술자리에도 가끔 참석한다고 했다.
또 안중근숭모회 이사장과 인간개발연구원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인간개발연구원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CEO의 능력개발을 위해 매주 1회씩 27년간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다.
“난 정치에서 손을 뗐어. 그러니 코멘트할 게 없지요. 후회도 없고….”
요즘 돌아가는 정치에 대해 묻자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저질스런 색깔논쟁을 그만두고 정책개발 경쟁을 하는 등 질적으로 향상된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은 잘하고 있어. 혹시 이들이 잘못하고 있는 게 있다면 그건 기성세대의 잘못이야. 교육 등 문제를 잘 풀어왔는지 정말 반성해야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각 분야의 지도층이 정말 잘해야 해.”
원로 학자로서 젊은이들에 대한 끈끈한 애정은 여전했다.
김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