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사회의 기본은 지식을 공유하는 데 있다. 공유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게 지식사회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지식은 전달 형태에 따라 암묵지(暗默知)와 명백지(明白知)로 나누어진다. 암묵지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지식이다. 명백지는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지식으로서 문자로 표시된다. 지식공유란 ‘기록을 통해 암묵지를 명백지로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말은 일회성이고 부정확하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글은 시공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은 기록을 남긴 사람들이다. 이순신 장군은 치열한 전투 중에도 난중일기를 써 기록문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성경에서도 모세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바울 등 기록을 남긴 사람들은 글과 함께 이름도 남아 있다.
후진국일수록 글보다는 말이 앞선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기록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선진국에서는 기록을 중시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시골 면서기만 지내도 자기의 경험을 기록한 책을 펴낸다고 하지 않는가.
실제로 목표를 정할 때 기록 여부에 따라 결과에 엄청난 차이가 나타난 연구결과가 있어 흥미롭다. 미국에서 하버드대 MBA 과정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목표 설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 재학시절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 쓴 구체적인 계획서를 가진 학생은 전체의 3%였고 13%는 목표는 뚜렷했지만 글로 표시된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없었다. 나머지 84%는 목표 자체가 애매하거나 없었으므로 글로 적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졸업 후 수입이다. 목표와 계획이 뚜렷했던 3%는 나머지 97%의 평균수입의 10배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반면에 목표만 있던 13%는 나머지보다 평균 배의 수입을 올리는데 그쳤다. 목표와 글로 쓴 계획이 같은 강의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어버린 것이다. 글로 쓴 목표의 위력을 나타내주는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기록은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글로 쓴 목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기록이 살아 움직이면서 자신에게 말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성공하고 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려면 기록문화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글로 쓴 목표는 우리를 성공으로 인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될 것이다. 꿈 소망 사명 목표 다짐 일일계획 기도제목 등을 글로 적어보자.
양병무(인간개발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