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은 6시 이전 기상… 업무는 오전에 집중■
CEO들은 ‘아침형 인간’
이번 설문조사 결과 한국 CEO들의 70%는 아침 6시 이전에 일어나고 밤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기상시간을 물어보는 문항에 CEO의 53%가 아침 5~6시 사이에 일어난다고 응답했으며 오전 5시 이전에 일어난다고 응답한 CEO도 17%에 달해 전체 CEO의 70%가 6시 이전에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6~7시 사이에 일어난다고 응답한 CEO가 23%, 7~8시 사이에 일어난다고 응답한 이가 6%에 달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만큼 CEO들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일렀다. 설문에 답한 전체 CEO의 90% 이상이 12시 이전에 취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오후 11~12시 사이에 잠자리에 든다고 응답한 CEO가 64%로 가장 많았으며, 10~11시 사이에 잠자리에 든다고 응답한 CEO가 17%로 뒤를 이었다.
또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든다고 응답한 CEO도 11%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반면 자정 이후에 잠자리에 드는 CEO는 전체 응답자의 7.4%에 불과했다.
누구든 한국에서 CEO가 되려면 먼저 ‘아침형 인간’이 되는 연습부터 해야 할 듯싶다.
다음으로 한국의 CEO들은 하루에 11시간 이상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CEO의 66%가 근무시간이 10~12시간이라고 응답했으며, 근무시간이 8~10시간인 CEO가 23%로 그 뒤를 이었다.
또 하루 근무시간이 12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일중독’ CEO도 전체의 6%에 달했다. 반면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 이하라고 응답한 CEO는 3%에 불과했다.
이 밖에 CEO들은 특히 오전시간에 가장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시간 중 업무집중도가 가장 높은 때가 언제인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2%가 오전 시간이라고 답했으며 단 11%만이 오후에 업무집중도가 높다고 답했다. 또 8시 이전 새벽시간에 업무집중도가 높다고 답한 CEO도 6%에 달했다.
마시는 술, 소주-와인-맥주順
음주와 관련해서 일주일에 몇 차례 술을 마시는지 묻는 질문에 대략 1주일에 1~2회가량 술자리를 갖는다고 응답한 CEO가 전체 응답자의 59%에 달해 가장 많았으며, 일주일에 3~4회 술자리를 갖는다고 응답한 CEO가 35%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일주일에 5회 이상 거의 매일 술자리를 갖는다고 응답한 CEO는 3.7%에 불과해 이제 한국 사회에서도 ‘비즈니스=술’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이 밖에 CEO들의 음주 습관도 일반적인 예상과 많이 달라 눈길을 끈다. 위스키 등의 양주를 많이 마실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주로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7%인 46명의 CEO가 소주를 주로 마신다고 응답했으며, 소주에 이어 와인이 26%(21명)를 차지했다.
반면 위스키류의 양주를 즐겨 마신다고 응답한 CEO는 4.9%(4명)에 불과하고 폭탄주를 즐겨 마신다는 CEO는 한 명도 없어 ‘빨리 마시고 빨리 취하는’ 폭탄주 문화가 서서히 우리사회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CEO들이 얼마나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져 있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CEO들이 하루에 몇 개의 이메일을 보내는지 물어봤다.
대략 하루에 몇 통의 이메일을 작성하고 보내는지 묻는 질문에 ‘5통 이하’라고 답한 CEO가 46.91%로 가장 많았으며 5~10통 가량의 이메일을 보낸다고 답한 CEO가 23%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CEO가 14.81%를 차지했으며 하루 10통 이상의 이메일 작성하는 CEO는 11%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루 20통 이상의 이메일을 보낸다고 답한 CEO는 3.7%에 불과했다.
이처럼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드물게 이용하는 CEO가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1%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CEO들에게 아직 이메일이 자연스러운 업무수단으로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IT강대국 KOREA’의 CEO들로서는 다소 낯 뜨거운 통계치라고 할 수 있다.
17%가 한달에 4회 이상 골프쳐
CEO들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할까. CEO들의 취미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0%가 골프라고 답해 골프가 CEO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취미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실제로 CEO들의 이 같은 골프사랑은 이명박 대통령의 골프금지령에도 불구하고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골프 라운드 빈도의 변화를 묻은 질문에 설문에 응답한 CEO의 82%가 ‘변화가 없다’고 답했으며 오히려 골프 라운드 빈도가 늘어났다는 CEO도 11%에 달해 대통령도 CEO들의 ‘골프 사랑’은 어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CEO들은 한 달에 몇 번이나 골프장을 찾을까. 한 달 평균 골프 라운딩 횟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32%가 한 달에 1~2회 골프장을 찾는다고 답해 가장 많았으며, 한 달에 2~3회가량 골프장을 찾는다는 CEO가 20%로 그 뒤를 이었다. 또 한 달에 4회이상 거의 매주 골프장을 찾는 CEO도 17%나 됐다.
이에 반해 골프를 전혀 치지 않는 CEO는 전체 응답자의 3.7%에 불과했다. 골프에 이어 CEO들의 즐기는 또 다른 취미는 등산으로 나타났다. 등산이 취미라고 응답한CEO가 전체 응답자의 26%를 차지해 등산은 골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취미를 묻는 이 질문은 복수 응답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상당수의 CEO들이 골프와 등산을 동시에 취미로 꼽았다. 특히 한 CEO는 ‘골프는 사교와 비즈니스의 연장, 등산은 잡념을 정리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진정한 취미’라며 등산의 매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 밖에 CEO들의 취미로 조깅과 콘서트 등 공연관람이 각각 5.5%를 차지해 골프와 등산의 뒤를 이었으며, 바둑(4.7%), 미술품 감상(1.5%)을 비롯해 스킨스쿠버, 테니스, 승마 등도 CEO들이 많이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들의 승용차, 에쿠스
한편 CEO들은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형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70%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답했으며, 빌라(17%)와 단독주택(8.6%)이 그 뒤를 이었다.
또 CEO들이 가장 즐겨 타는 차는 현대자동차의 에쿠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하는 자동차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0%인 33명의 CEO가 에쿠스를 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에쿠스와 함께 CEO들이 즐겨 타는 승용차로 알려져 있는 체어맨은 수입차인 벤츠(18%)에 이어 8.6%로 3등을 차지해 명성이 크게 퇴색했다.
이 밖에 그랜저(7.4%), SM7(6.1%), BMW(4.9%) 등이 CEO들이 많이 타는 자동차로 나타났다.
◇얼리버드 비즈니스 뜬다◇
조찬 모임 3000여 개 성업… 호텔 조식 매출 쑥
이번 조사결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CEO들의 출근시간이 30분~1시간 정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영자들을 위한 각종 조찬모임이 각광받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능률협회 등 경제단체는 물론이고 인간개발연구원의 인간개발경영자 연구회, 휴넷 ‘CEO포럼’ 등 CEO를 대상으로 한 조찬강연회와 조찬모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직장인 대상 온라인 교육기업인 휴넷에 따르면 경제연구소, 경영대학원, 기업, 단체 등이 주최하는 조찬모임의 수만 연간 3000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업계 역시 재계의 조찬모임이 잦아지면서 아침식사를 만드는 식당이 바빠졌다. 조식 매출도 덩달아 증가세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올해 1분기 조식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4%,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9%가량 늘었다. 서울 프라자호텔의 경우도 조식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조식 매출이 늘어나면서 호텔업계는 각종 조찬모임 유치를 위해 아침 메뉴 중심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각종 조찬모임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리츠칼튼호텔은 예전보다 가격을 1만~2만원 낮춘 2만~3만원대 조찬 메뉴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르네상스서울호텔도 클럽 호라이즌에서 판매하는 아침용 한식을 3만원대에서 2만9000원으로 내렸다.
이형구 기자([email protected])